정부, 1~2% 저리의 수익·손익 공유형 모기지 도입
주택기금과 손익 위험 공유…전월세보다 주거비용 저렴
물려받은 유산이 없는 평범한 월급쟁이나 신혼부부가 전월세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정부가 최근 주택구입 실수요마저 전세수요로 전환되며 전세난이 가중되자 주택구입자와 금융기관이 주택 구입에 따른 수익과 위험을 공유하는 신개념의 수익 및 손익공유형 모기지를 도입키로 한 것이다.
28일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월세시장 안정화방안'을 내놓고, 주택구입자금 지원의 일환으로 수익 및 손익공유형 모기지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우선 정부는 1~2%대 저리의 장기 모기지 공급을 확대해 실수요자들의 주택구입 부담을 완화키로 하고, 장기·고정금리 분할상환 방식의 주택모기지 공급을 올해 21조원에서 내년에는 24조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주택구입자와 국민주택기금이 주택 구입에 따른 수익과 위험을 공유하는 조건으로 1~2%대 저리 자금을 장기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수익 및 손익 공유형 모기지 도입은 이번 대책의 백미다.
국토교통부에서 내놓은 수익 공유형 모기지는 전세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신혼부부 등이 내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주택기금에서 집값의 최대 70%까지 1.5%의 저리에 모기지를 공급하고, 주택매각이나 만기시에 매각차익(평가차익)이 발생할 경우 차익의 일부를 주택기금과 공유하는 방식이다.
대상자는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이며, 85㎡ 이하와 6억원 이하의 아파트로 국한된다.
실제 시세 2억5000만원의 주택의 경우 전세가 1억7000만원이고 보증부 월세가 3000만원에 월 70만원, 자기자금을 8000만원으로 가정할 때 대출이자와 기회비용 등을 포함한 주거비용을 비교해 보면 전세는 616만원, 월세는 787만원이 소요되는데 비해 수익 공유형 모기지는 447만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시세차익을 공유하는 조건으로 금리부담을 경감시킨 것이기 때문에 안정적 주거를 희망하는 실수요자들에게 적합하다는 게 국토부 측의 설명.
손익 공유형 모기지는 전세금 등 일정 수준의 목돈을 가진 무주택 서민이 주택기금으로부터 최대 40%까지 1~2%의 지분성격의 모기지 자금을 받도록 한 것이다.
집값의 60%(전세금 수준)으로 내집 마련이 가능해져 전세금 등 목돈이 있는 서민의 경우 사실상 빚을 내지 않거나 최소화해 집을 살 수 있게 한 것이 특징.
시세차익은 물론 차손이 발생할 경우에도 국민주택기금과 그 손익을 공유하도록 한 것이 손실이 귀속되지 않는 수익 공유형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다.
수익 공유형은 목돈이 없는 사회초년생이 전세비용보다 저렴하게 주택을 구입하기에 유리하고, 손익 공유형은 전세금 등 목돈이 있는 무주택자가 전세비용 정도로 내집 마련을 할 수 있게 하는데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대출기간은 수익 공유형이 20년 원리금 분할상환을, 손익 공유형이 20년 만기 일시상환 방식을 택하고 있다.
국토부는 오는 10월경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해 수익 및 순익 공유형 모기지를 도입하고, 대상지역은 수도권 및 6대 광역시로 제한해 생애최초주택자를 중심으로 3000호 정도를 시범사업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대출심사는 보다 엄격해 진다. 기존 대출과 달리 주택기금도 리스크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주요 심사항목은 신청인 자격 및 상환능력, 입지 평가 등 구입 희망주택의 적격성, 무주택기간과 가구원수 등으로 주택기금 총괄수탁은행인 우리은행에서 대출심사를 맡게 되며 차후 취급은행은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손익 공유형 모기지 등 선진 금융기법을 도입해 서민들의 주택구입 부담을 크게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대책을 통해 주택구입 가능계층의 주택구입이 촉진돼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저소득층의 전세부담 완화를 위해 주택기금에서 지원하는 저소득가구(최저생계비의 2배 이내) 전세자금 지원요건도 완화키로 했다.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의 경우 보증금한도를 기존 1억원에서 1억2000만원까지, 대출한도는 5600만원에서 8400만원까지 늘린다.
또 계약 종료 후 임차보증금 미반환시 임대인을 대신해 보증금을 상환하는 공적 보증 프로그램을 대한주택보증에 신설하는 한편 서울보증보험 전세금보장보험의 가입대상을 확대하고 보험요율도 10% 내외로 인하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