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부동산 경기 상황에 따라 늘렸다 줄였다, 를 반복해 왔던 주택 취득세율이 영구적으로 인하된다. 집 구매시 '고려요인' 중 하나인 취득세 부담을 완화, 집 구매유인을 만들어 살인적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전세가격 안정을 유도한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다.
구체적으로 6억원 이하 주택 취득세율은 현행 2%에서 1%로 인하되고 6억원∼9억원 주택 취득세율은 2%, 9억원 초과 주택 취득세율은 3%로 각각 조정된다. 취득세율 인하로 발생하는 지방세수 감소액은 중앙정부가 전액 보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취득세율 영구인하 조치를 핵심으로 한 전·월세 대책을 확정·발표했다.
□ 국민 허리 '압박'하는 전·월세 시장 = 정부에 따르면 최근 전·월세시장은 과거와는 다르게 월세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하는 반면, 수도권 아파트 중·고가 전세를 중심으로 큰 폭의 상승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그 동안 누적된 전세가격 상승으로 전세보증금의 절대수준이 높아지면서 전 계약이 이루어질 당시(2년전)에 비해 크게 오른 전세보증금으로 인해 대부분 중산·서민층인 세입자들의 '고통지수'를 동반 상승시키고 있는 형편이다.
정부는 이 같은 전세시장의 문제점을 ▲매매보다 전세 수요가 늘어난 수급 불일치 ▲전세의 월세 전환이라는 임대차시장의 과도기적 현상 등으로 진단했다. 이에 정부는 주택 취득세율 인하 등을 통해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전환, 부동산 매매 활성화 및 전세시장 안정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 취득세율 '영구인하'…"전세집 찾지 말고, 내집 마련하라" = 정부는 우선 비정상적으로 쏠린 전세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서민·중산층이 집을 살 때 세금을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집 구매시 중요한 고려사항 중 하나인 주택 취득세를 인하하기로 했다.
현재 주택 취득세율은 9억원 이하 1주택 2%, 9억원 초과·다주택자 4%. 이를 뜯어고쳐 6억원 이하 1%, 6억원∼9억원 2%, 9억원 초과 3%로 각각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다주택자 차등세율도 폐지키로 했다.
취득세율 인하의 핵심은 서민·중산층이 주 수요층인 6억원 이하 주택 취득세율을 절반을 낮춰 이들의 내집 마련 의욕을 자극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정부 관계자는 "1% 취득세율 적용구간인 6억 이하 주택이 전체 주택 재고의 94.3%(수도권 89.3%)로 혜택 받은 대상이 많다"며 "기존과 달리 다주택자에 대한 차등세율을 폐지함으로써 수혜대상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취득세율이 미국·영국 등 선진국 수준으로 낮아짐에 따라 거래비용 감소, 원활한 주택교체 취득 등 주택시장 정상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세율 인하로 지방세수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취득세수의 감소가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곳간을 더욱 압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안팎에서는 이 같은 정부의 취득세율 조정으로 1조8000억원∼2조4000억원 수준의 지방세수 감소분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정부는 일단 지방세수 감소액 전액을 중앙정부가 메워준다는 방침이다. 다만 구체적인 보전방안은 관계부처 및 지자체 협의를 거친 후 내년 예산안과 연계해 9월 중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는 취득세율 인하와 함께 지난 4·1 부동산 대책에서 밝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거래활성화를 지원할 세법개정안(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법인의 부동산 양도시 법인세 추가과세 폐지)등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가 야당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있다는 점이다. 정부와 여당은 부동산 경기활성화 측면에서 폐지한다는데 입장을 같이 하는데 반해, 야당에서는 '부유층을 위한 특혜'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