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변화의 바람이 몰려온 한 주 였다.
KDB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의 통합을 골자로 하는 '정책금융 개편안'이 지난 27일 공개됐다. 중복업무수행으로 인한 비효율을 막고, 창조경제를 뒷받침할 정책금융 공급창구를 일원화하기 위해 내년 7월까지 양 기관의 합병을 준비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부의 정책 실패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정책금융 효율성을 빌미로 나눴던 기관을 4년 만에 재합병한다는 것은 과거의 실수를 인정하는 꼴이라는 논리이다.
아울러 지난 29일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대형 IB(투자은행)를 허용하는 방안이 신설되고 국민연금의 특정주식 매수에 대한 공시의무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한편 두 달 여를 끌어왔던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CEO인선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우리금융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번 주 중으로 계열사 CEO 후보를 최종 확정해 후보명단을 통보할 방침이다.
■ 산은·정금공 재통합 결정에 금융권 '시끌' =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5년 만에 다시 합쳐질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정책금융기관 간 판도를 새롭게 짜는 개편안을 지난 27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산은과 정금공은 내년 7월 통합되고,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의 선박관련 인력과 조직은 부산으로 이전돼 '해양금융 종합센터(가칭)'로 재편성 될 예정이다.
이 날 금융위가 발표한 내용 중 가장 큰 논란을 일으킨 것은 산은과 정금공을 재통합하는 계획. 불과 4년 전 산은 민영화를 이유로 정책금융 역할을 분리해야한다고 외쳤던 정부 방침이 '헛구호'였다는 비난이 일었기 때문이다.
특히 당사자인 정금공 측은 산은과의 통합은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일이라며 반발했다. 1조8000억원의 충당금 적립이 추가로 필요하며, 공기업 주식이 산은에 편입될 경우 연간 5000억원이 넘는 이자 비용이 발생해 불필요한 재정 투입이 요구된다는 주장이다.
반면 산은은 개편안에 대해 "정책금융기관의 기능 중복을 해소하고 대내부문 정책금융 기능을 단일화 해 효율적인 금융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반색했다.
정책금융 개편방안은 산은법 개정안 통과가 추진되는 9월 정기국회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 산은은 개정안 통과 전까지 통합에 대한 사전 준비작업을 수행하는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운용에 들어갈 방침이다.
■ 자시법 개정안 시행…바뀌는 내용은? = 지난 5월 공포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시행시기가 도래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지난 29일부터 시행된 개정안의 최대 화두는 투자은행(IB) 활성화를 꼽을 수 있다. 3조원 이상 자기자본을 가진 증권사는 전담중개업무(프라임 브로커리지)를 할 수 있고 기업 신용공여 등 신규사업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
또 국민연금이 보유한 특정 종목의 지분이 10%가 넘을 경우 5일 내 보고해야 하는 규정인 '10% 룰'이 완화됐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특정종목의 지분이 10%가 넘더라도 다음 분기 첫째 달(4월, 7월, 10월, 1월) 10일까지만 공시하면 된다.
한편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 중 인가만 받은 채 6개월 간 영업실적이 없는 곳은 퇴출을 준비해야 한다. 부동산이나 특별자산운용사의 경우 1년을 기준으로 한다.
아울러 내년도 사업보고서 제출 때부터 연봉 5억원 이상인 등기임원의 보수가 공개되며, 최고 1억원이었던 자본시장 불공정거래행위 제보 포상금이 최대 20억원으로 늘어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가조작의 경우 내부고발을 통해 적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동안 제보에 따른 불이익이 두려웠던 사람들의 참여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우리금융 CEO 인선 '막바지'…광주은행은 '기다려' = 우리금융그룹의 계열사 CEO인선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지난 28일 우리금융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계열사 CEO 후보를 최종 확정해 해당 계열사 이사회에 후보명단을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추위에 따르면 우리카드에는 강원 전 우리은행 부행장이, 우리아비바 생명보험은 김병효 우리은행 부행장, 우리F&I는 박성목 전 우리은행 부행장이 추천됐다.
또 우리자산운용에 박종규 전 유리자산운용 사장, 우리FIS에 김종완 현 우리은행 상무, 우리PE는 최은옥 전 우리PE 본부장,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는 주재성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각각 추천했다고 전했다. 또 우리신용정보 CEO 후보로는 허종희 전 우리은행 부행장이 내정됐다.
한편 광주은행장 후보추천은 아직 진행 중인 상황. 광주은행은 30일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5명으로 압축된 후보들에 대한 면접을 실시해 2명을 뽑아 청와대에 보고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