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10시 서울 수송동 국세청사 2층 대강당에서 진행된 임환수 서울지방국세청장 취임식. 이날 임 서울국세청장 취임식에서는 여느 이취임식 현장에서 연출됐던 장면과는 사뭇 다른 광경이 연출됐습니다.
통상 국세청장 또는 서울국세청장 이취임식이 열릴 때마다 대강당 앞쪽에 마련된 단상에 탁자와 쇼파를 배치하고 축하화환을 준비한 후 이취임자가 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면 단상에 앉은 후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하지만 임 서울국세청장은 이날 행사장에 입장하자마자 단상에 올라서지 않고 직원들 틈바구니에 앉아 식순에 따라 국민의례와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등을 한 뒤, 취임사 낭독 순서에 맞춰 단상에 올랐습니다.
취임사를 마친 이후에도 직원들에게 목례를 한 후 단상에서 내려와 다시 직원들과 행사의 끝을 함께 했습니다.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직원들과 눈높이를 공유하기 위해 임 서울국세청장 본인의 요청에 따라 의전 방식을 바꾼 것이라는 후문입니다.
취임사를 통해서도 임 서울국세청장은 "세정여건 변화에 부응, 일하는 방식과 우리 국세청의 조직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행복하고 활기찬 직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직장문화가 정착될 때 업무능률도 높아지고 납세자에게도 더 정성을 다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저부터 솔선수범하겠다"며 "저부터 몸을 낮추고 (직원)여러분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날 취임식에 참석한 서울국세청 직원들은 임 서울국세청장이 취임식에서 보여준 행동이 비록 작은 부분이지만 '먼저 몸을 낮추겠다'고 선언한 자신의 말을 실천한 것 아니겠냐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 같은 낮은 자세 실천의 '원조'는 김덕중 국세청장이었다는 후문입니다. 김 국세청장도 지난 29일 진행된 전국세무관서장회의에서 단상에 올라앉지 않은 채 직원들과 눈높이를 공유하며 회의 진행을 지켜보았다고 합니다.
회의 직후 대강당에 모인 전국 각지의 세무관서장들과 악수를 나눌 때도 여느 청장들과는 달리 단상 아래에 서서 악수를 나누었다는 전언입니다.
어느 누가 먼저 했든 이처럼 고위직들이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모습은 과거와는 달라진 국세청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시일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