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억 지방채 발행에 "정치쇼"..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쟁점화 나서
민주는 "적반하장도 유분수.. 영유아 보육법 통과 외면" 정면 반박
서울시 무상보육 위기와 관련해 새누리당의 '박원순 때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6일 새누리당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무상보육 예산 확보를 위해 2000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고 밝히자 "다행이지만 치졸하고 정략적"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민주당도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0~5세 무상보육 예산 부족사태는 지난해 여야가 대선을 앞두고 정책 경쟁을 벌일 때부터 예상됐다.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무상보육 사업 국고기준 보조율은 서울시 20%, 다른 시·도는 50%다. 때문에 서울시는 이를 40%로 인상해 줄 것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해 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해 11월 이런 내용이 담긴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계류 중에 있다.
서울시는 중앙정부의 국고 보조율 인상을 거듭 주장하지만 기재부는 목적예비비와 특별교부세를 이용해 서울시 보육예산을 42%까지 사실상 지원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올해만 해당되는 것이어서 근본적으로 국고 기준 보조율이 인상되지 않는 한 무상보육 대란은 내년에도 반복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 與 "박원순의 정치쇼.. 서울시만 추경 거부"…영유아보육법엔 말 아껴 = 새누리당은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통과 문제보다는 무상급식 위기를 박 시장의 '탓'으로 집중 부각해 공세를 취하고 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박 시장을 향해 서울시가 무상보육 위기를 빚은 것에 대해 서울시 부모들에게 사과할 것과 서울시 불용예산 보육비 전용, 공개 토론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박 시장이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국민감사 청구권'을 통해 무상보육 논란 과정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 정쟁화에 나섰다.
최 원내대표는 "박원순 시장은 애초부터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이 추진해온 무상보육 정책을 무산시키려는 의도로 이 일을 치밀하게 계획해온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처음부터 보육대란 시한폭탄을 맞춰놓고 의도적으로 중앙정부 지원예산의 수치를 왜곡하는 '정치쇼'를 펼쳤다"고 비난했다.
최 원내대표는 "지난 해 말 무상보육 예산을 통과시킬 때 무상보육 전면 실시에 따른 지방정부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울시에만 1,902억원을 미리 배정했다. 이를 합하면 올해 서울시 보육예산을 42%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서울시는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중앙정부 지원액이 20%에 불과하다며 대대적인 여론 호도를 해왔다"고 지적했다.
고용·복지·여성 정책을 담당하는 새누리당 제5정조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중앙정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추가부담 예산의 80%의 가까운 금액을 책임졌다. 서울시만 유일하게 추경편성을 거부함으로써 무상보육 위기를 자초하고 정쟁을 유발했다"며 "이제 와서 서울시민을 호도하는 감성 팔이를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또한, 불용예산이 증액된 점과 8조원 예산의 경전철 건설 등을 지적하며 무상보육 위기를 자초했다고 거듭 비판했다.
다만, 기재부의 반대로 계류 중인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 제5정조 위원장이자 서울시당 위원장이기도 한 김성태 의원은 "그 법안은 여야가 합의로 상임위에서 통과를 시켰는데 법사위에 계류 중에 있다. 법사위원장이 누구냐. 민주당 박영선 의원 아니냐"고 민주당의 탓으로 돌렸다.
□ 민주 "무상보육은 朴대통령 공약...영유아보육법부터 통과시켜야" =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공세에 대해 "새누리당의 무상보육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국민의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무상보육위기 관련 공개토론 제안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참여를 조건으로 역제안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분명 무상보육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며 "당시 민주당은 단계적으로 하는 방안을 제시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선거에 이기기 위해 무리하게 보육예산을 공약해 놓고 이제는 그 부담과 문제점을 지방정부에 떠넘기는 것도 모자라서 막말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진정 무상보육 공약을 지킬 의지가 있다면 국고보조율 비율 상향 조정을 위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부터 통과시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의 민주당 의원들도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을 향해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어떻게 박원순 시장을 비난할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하다"며 "정부여당은 지자체의 무상보육 예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영유아 보육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용예산 전환문제에 대해서도 "예산항목의 기초도 모르는 이야기"라며 "서울 시민의 생명과 안전, 복지룰 위해 투여하는 예산으로 예산 관항목이 나뉘어 있다. 다른 사업에서 불용이 있다고 그 예산을 바로 무상보육 예산으로 투여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또한, 공개토론 제안에 대해 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오영식 의원은 "찬성한다"면서 "단 토론대상자는 무상보육 논란 원인 제공자인 박근혜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 양당의 서울시당 위원장인 저와 김성태 의원 4인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