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장남 재국 씨가 10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검에 방문, 미납 추징금에 대한 납부 이행 계획을 밝히는 동시에 대국민 사과를 했다. 사진 : 김용진 기자
전두환 전(前) 대통령이 미납 추징금 이행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혔으나, 검찰의 추가 수사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전 전 대통령 장남 전재국 씨는 10일 가족 명의의 부동산 및 미술품 1703억원 상당을 매각, 추징금을 완납할 계획을 밝혔다. 미납 추징금 1672억원보다 약 31억원 많은 금액.
1997년 법원이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연루된 2205억원의 재산에 대해 추징금을 확정판결한 지 16년 동안 납부된 돈은 533억원이다.
이날 서울중앙지검은 이미 압류한 재산을 토대로 미납 추징금이 최대한 납부되도록 집행에 만전을 기할 것을 밝혔다.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향후 불법 행위에 대한 수사는 원칙대로 진행하며, 증거나 책임 정도, 자진 납부 등을 감안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차장은 "지난 100일 동안 미납 추징금과 관련한 재산을 추적한 결과, 900억원 상당을 압류했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 측이 밝힌 추징금 이행 내역은 상당수가 부동산과 관련한 재산이다. 장남 전재국 씨 명의의 경기도 연천 부동산, 소장 미술품, 전효선(4녀) 명의의 안양 부동산 일체, 전재용(차남) 명의의 서초동 부동산 및 경기도 오산시 토지 일체, 전재만(3남) 명의의 한남동 부동산 일체, 경남 합천의 선산 등이다.
전재국 씨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서 "서울 연희동 소재의 자택도 환수에 응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나 "다만 부모님께서 반평생 거주한 자택에서 남은 여생을 보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연희동 소재의 자택은 40~50억원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에스크로(Escrow) 방식, 즉 구매자와 판매자 간 신용 관계가 불확실할 때 제3자의 중개를 통하는 방법으로 추징금을 납부하게 된다.
법률적 용어로 '조건부양도증서'를 의미하는데, 특정물을 제3자에게 기탁하고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상대방에게 교부할 것을 약속하는 문서로 주로 부동산 거래에서 쓰인다.
검찰은 압류를 해제해 전 전 대통령 측이 정상적인 부동산 거래를 하게 할 방침.
이 과정에서 검찰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TF를 구성한다. 캠코는 부실채권을 매각해 공적 자금을 회수하거나 국가로부터 매각을 의뢰받은 자산의 공매를 하는 정부 기관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압류된 부동산을 공매로 넘기면 시가의 60% 정도 밖에 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 전 대통령 부인인 이순자 씨 소유의 연금보험 30억원과 서울 이태원의 고급 빌라는 납부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고급 빌라는 한 채에 20~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미납 추징금을 넘는 납부 계획이 나와 수사의 목적은 달성이 됐지만, 검찰은 추징금 납부와 불법 혐의는 별도의 문제라고 밝혀왔다"며 "수사가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