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징금 완납계획을 밝히며 '대국민사과'를 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사진 = 김용진 기자)
장남 전재국씨, '추징금 이행 계획' 발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1672억 원에 대해 장남인 전재국씨가 10일 완납계획을 밝힌 것과 관련, 여야는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여당은 현 정부의 추징금 환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치켜세웠고 야당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 박근혜정부의 범법행위에 대한 일관성을 강조했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을 통해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형법상 반란ㆍ내란 및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지난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과 추징금 2,205억 원을 선고받은 지 16년만의 일"이라며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추징이 이뤄지는 것은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 16년간 지지부진했던 추징금 환수가 올해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은 무엇보다 사회 정의와 법치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현 정부가 추징금 환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치켜세웠다.
민 대변인은 "미납 추징금 납부 이후에도 검찰은 조세 포탈이나 재산 국외도피 등 아직 남아 있는 전 전 대통령 일가의 혐의에 대해 수사를 중단하지 말고 계속 진행해 불법ㆍ부정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처벌을 가하는 사법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도 "대단히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이번 사건이 대한민국의 법치를 바로세우고, 사필귀정(事必歸正)을 보여주는 새로운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전 전 대통령 측이 검찰의 요구를 받아들여 장남 재국 씨와 차남 재용 씨 등이 이행각서를 친필 서명으로 작성하였다고 한다"며 "계획대로 충실히 이행해 주기를 바란다. 검찰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모든 미납된 추징금이 완납될 때까지 이 사건을 지켜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 전 대통령의 추징금 완납 역할을 한 전두환 추징법(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별법 일부 개정안)과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의 발의로 통과된 것이 검찰의 적극적인 수사를 이끈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은 완납계획을 밝힌 전 전 대통령을 향해 "광주학살이라는 비극의 역사를 만들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29만원 재산이라는 희대의 거짓말로 또다시 코미디의 왕으로 등극했다"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박근혜 정부는 전두환 일가에게 범죄행위를 끝까지 묻고 책임을 가한 것과 같은 태도로 국정운영의 일관성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 "국정원의 범법 행위도 세월 속에 묻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며 "덮어진 과거사에 또다시 비극, 혹은 희극의 주연이 되어 비참한 단죄를 받길 원하지 않는다면 지금이라도 국정원 범법행위 책임자 처벌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는 이날 오후 3시 서울중앙지검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미납 추징금 납부 계획을 밝혔다. 납부할 재산은 전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순자씨 명의의 연희동 사저 별채를 비롯해 자녀인 재국·재용·재만·효선 씨 명의의 부동산 및 토지 등으로 나눠 내기로 했다. 재산 가치는 1703억원으로 1672억 추징금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