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밝힌 전두환 전(前) 대통령 일가의 미납 추징금 납부 목록은 상당수가 부동산으로 확인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거주 중인 서울 연희동 자택을 포함해, 부인 이순자 씨 명의의 연희동 사저, 장남 전재국 씨의 경기도 연천 허브빌리지, 서초동 시공사 사옥, 차남 전재용 씨의 경기도 오산 땅, 3남 전재만 씨의 서울 한남동 건물, 딸 전효선 씨의 경기도 안양시 땅, 경남 합천의 선산 약 69만제곱미터 등이다.
이대원 화백의 그림 등 미술품이나 북플러스 주식 20만4000주도 있다.
문제는 이렇게 전 전 대통령 일가의 재산 중 대부분은 현금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순자 씨의 연금보험 275억원과 전재용 씨의 서울 이태원동 건물은 자진 납부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추징금은 현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이 재산들을 팔아서 현금으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수표를 이용해 손쉽게 추징금을 납부했으나 만일 재산이 계획대로 매각되지 않으면 추징금도 제대로 환수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더군다나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적당한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매각은 수년이 걸릴 수 있는 상황.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부동산 재산이 제값에 매각될 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걸림돌은 양도소득세이다. 재산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매각 금액의 최대 50%까지 양도소득세가 부과될 수 있는데, 이 경우 추징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행법상 전 전 대통령 측은 재산의 37% 가량을 세금으로 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검찰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TF를 구성, 전 전 대통령 측의 재산 매각 작업을 공동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전씨의 추징금 2205억원이 1997년 확정판결을 받은 지 16년이 넘게 지난 시점에서 보다 엄정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들도 나온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전 전 대통령 일가가 왜 지금까지 납부를 미뤘는지 국민이 신뢰할 수 없다. 검찰의 엄정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관계자도 "16년 동안 2205억원의 예금이자만 계산해도 수천억원인데, 처벌이 가중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