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1인당 연간 293잔 커피 소비…쌀 소비, 30년간 절반 '뚝'
밥 한공기vs커피 한잔, 열량은 비슷…가격·영양은 격차 커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밥 한공기를 포기하는 대신 커피는 거르지 않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 이에 따라 잃어 버리는 것도 많다는 지적이다.
16일 농협경제연구소가 내놓은 '밥 한공기 VS 커피 한잔'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쌀 소비량은 점점 줄어 드는 반면 커피 소비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커피 수입은 2008년 10만7000톤에서 2012년 11만5000만톤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성인 1인당 연간 약 293잔의 커피를 마신 것과 동일한 분량이다.
가히 '커피 공화국'으로 불릴 수준으로 커피가 무서운 속도로 대중화되고 있는 것.
실제 국내 커피 시장의 규모는 2008년 1조9130억원에서 2012년 4조1300억원으로 불과 4년 사이에 2배 이상 커졌다.
이에 반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08년 75.8kg에서 2012년 69.8kg으로 줄었다.
이는 지난 30년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국민 1인당 하루에 밥 2공기(1공기 100g)를 채 먹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연구소에 따르면 밥 한공기와 커피 한잔의 열량은 비슷하다.
아이스 카페모카 한잔의 열량이 평군 230.6㎉, 최대 270㎉로 밥 한공기의 열량인 300㎉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난 것.
이처럼 열량은 비슷해도 식당과 커피전문점에서 판매되는 소비자 가격은 밥 한공기가 커피 한잔의 20.6~45.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소에 따르면 쌀 소매가격(20kg 기준)은 2012년 4만4284원으로 밥 한공기(쌀 100g)의 쌀값은 221.4원 수준이고 일반 식당에서 공기밥 가격이 1000~1500원 수준이었다.
이에 비해 커피 한잔의 원가는 에스프레소 200원, 아메리카노 240~340원 수준이지만 커피전문점에서 아메리카노의 경우 4000~4500원 정도의 가격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량과 원가가 비슷한 수준임을 감안했을 때 식당과 커피전문점에서의 가격 차이는 상식 수준을 넘어선다는 것이다.
이처럼 높은 가격차이가 나지만 커피의 소비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한 주당 식품별 섭취 빈도(만 12세 이상)는 쌀의 경우 2008년 18.2회에서 2011년 17.2회로 감소한데 비해 커피는 같은 기간 7.9회에서 8.6회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구당 소비지출 변화도 흥미롭다.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2인 이상, 명목)에서 쌀의 소비지출은 2008년 2만4935원에서 2012년 2만1092원으로 약 15% 감소한 반면 커피 및 차의 소비지출은 같은 기간 5703원에서 8500원으로 약 49% 폭증했다.
연구소는 "쌀의 영양학적 가치는 물론 공익적, 경제적 가치를 고려했을 때 쌀의 소비 촉진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쌀과 커피의 열량이 비슷하지만 쌀은 복합 탄수화물 식품으로 우리 몸에 에너지를 공급하면서 비만과 당뇨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연구소 측의 설명.
연구소는 "쌀의 생산, 가공, 유통, 소비와 논의 홍수조절 및 경관보전 등 공익적 가치를 포함하면 국내 쌀 산업의 총 부가가치는 32조원에 이른다"며 "특히 쌀의 식량안보적 가치는 금액으로 환산이 불가능할 만큼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