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면서 라면메이커들이 고객들이 참여하여 입소문을 내거나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하는 등 고객참여 마케팅 활동을 경쟁적으로 벌이고 나섰다.
지난 상반기 오뚜기가 삼양라면을 제치고 확실한 2위로 올라서고, 골빔면을 앞세운 계절면의 강자 팔도가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요지부동이던 라면시장에서 시장점유율 순위에 변화가 생기자 라면업체들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 대중식품인 라면시장에서도 SNS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 효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2011년 ‘꼬꼬면’의 하얀 국물 열풍에 이어, 최근엔 ‘모디슈머’ 열풍이 SNS를 통해 라면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하면서 고객참여 마케팅 활동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 다양한 소비자 참여형 마케팅으로 아이디어와 개성을 제품 개발에 반영
팔도, 오뚜기, 삼양, 농심 등 라면 4사가 제품 개발 및 마케팅 활동에 개성 넘치는 아이디어와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서포터즈를 모집하거나, 면요리왕, 각종 레시피 경연대회 등 다양한 소비자 참여형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팔도는 오는 30일까지 ‘팔도 마케팅 서포터즈 2기’를 모집한다. 마케팅 서포터즈는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 SNS를 활발하게 사용하며 기사 작성 및 취재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선발한다.
◆…팔도의 마케팅서포터즈 앰블럼... 팔도 제공
선발된 마케팅 서포터즈들은 10월부터 12월까지 10주간 팔도의 신제품 개발 및 주요 마케팅 과정에 참여, 행사 취재나 SNS에 글을 게재하는 등의 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참여를 원하는 고객은 팔도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에 첨부된 자기소개서 양식을 내려 받아 팔도 블로그 이메일(paldoblog@naver.com)을 통해 제출하면 된다. 최우수 서포터즈 1명에게는 30만원과 부상을, 우수 서포터즈 2명에게는 10만원을 시상한다.
팔도 김기홍 광고디자인팀 팀장은 “지난해 활동한 팔도 마케팅 서포터즈는 정원의 18배가 넘게 지원자가 쇄도하는 등 인기가 높다. 서포터즈의 의견을 통해 좋은 아이디어도 얻고 제품 개발이나 마케팅 과정에서 소비자의 시각을 반영할 수 있었던 만큼, 소비자 참여 마케팅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심도 이달 25일까지 식음료와 SNS 활동에 관심이 높은 주부를 대상으로 제 19기 주부모니터를 모집한다. 또한 지난 6월에는 제 6기 대학생 서포터즈를 선발해 운영 중이다.
선발된 20명 내외의 대학생 서포터즈는 농심제품의 마케팅 과정에 참여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홍보활동에 참여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오뚜기는 최근에 대학생 서포터즈 ‘진앤지니(JIN & JINY)’2기를 모집했다. 선발된 대학생들은 오는 10월부터 약 5개월 동안 개인미션, 팀별미션 등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마케팅과 홍보활동을 체험하게 된다.
■ 레시피 경연대회, 프로슈머, 착한 소비캠페인 등을 통해 제품 친밀도 제고
농심은 최근 안성탕면 출시 30주년을 맞아 실시한 ‘안성탕면 레시피 공모전’을 진행했다. 총 1만여건에 달하는 작품이 응모해 뜨거운 열기를 보였으며 농심은 수상작을 제품 패키지와 광고에 반영해 고객의 친밀도를 제고시킬 계획이다.
이번 공모전 수상작인 안성탕면에 우유와 치즈를 넣어 크림 파스타 느낌을 살린 ‘투움바 안성탕면’과 바지락과 부추로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낸 ‘바지락 부추 안성탕면’등이 광고를 통해 소개되고 있다.
◆…농심의 안성탕면 레시피 공모 수상작 '투움바 안성탕면' ... 농심 제공
농심은 소비자가 제안한 안성탕면 레시피를 광고뿐 아니라 포장지(멀티팩)에도 적용, 본격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포장 뒷면 전체를 레시피 소개 공간으로 구성해, 재료와 조리법은 물론 레시피를 개발한 실제 수상자의 이름과 캐리커처 등을 실은 '프로슈머' 마케팅을 도입했다.
이와 함께 농심은 ‘짜파게티 요리사 등급표’를 개발, 대형마트 등 유통매장을 통해 소비자에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짜파게티 요리사 등급표는 ‘입문-짜파구리’, ‘중수-사천짜파구리’, ‘고수-짜계밥’, ‘마스터-짜치계’, ‘신-짜플’등으로 등급별 레시피를 제시하고 있다. 농심은 소비자가 직접 도전해 볼 수 있는 레시피를 제시, 이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확산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농심 관계자는 “짜파구리 열풍에서 알 수 있듯이 ‘나만의 특별한 레시피’에 대한 호기심이 급증하는 추세”라며 “다양한 레시피를 소비자에게 알려 주는 것이 이제는 기업의 당연한 활동이 될 만큼 모디슈머 열기가 마케팅 방식마저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도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지난 13일 원주에서 창립 기념행사를 진행하며 ‘면요리왕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본선에 출전한 30개 팀이 독창적인 레시피로 라면 요리에 도전했다.
이외에도 팔도는 ‘비빔면 착한소비캠페인’을 진행한다. 10월, 11월 두 달간 팔도 비빔면을 구매한 고객이 팔도 SNS에 구매 인증샷을 올리면, 인증샷 1건당 팔도라면 5개가 고객의 이름으로 어린이 복지시설에 기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