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재정 문제, 지방채 등 금융시장 활용해 해결"

지방예산규모 점점 확대…재정자립도 바닥

지방재정의 건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채 발행 등 금융시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25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은행회관에서 '지방재정문제와 금융시장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김영도 연구위원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지방재정 문제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며 "지방채 등 금융시장을 적극 활용해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2012년 지방예산규모는 전년 당초예산 대비 7.1% 증가했으며, 주민 1인당 세출예산액은 전국 평균 314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지자체의 자율적인 재정운영 능력을 나타내는 재정자립도를 살펴보면 2012년 전국 평균 52.3%에 머물고 있으며, 전라남도의 경우는 21.4%에 불과하는 등 전반적인 지방재정 상황이 어렵다. 

또 인천광역시의 경우 2011년 878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지자체의 재정악화 문제는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지자체의 세입예산 중 지방채의 의존도를 다소 높이고, 수익성 사업에 있어서는 민간금융기관을 통한 차입이나 시장성 지방채 발행을 의무화해 재정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자체의 세입예산에서 지방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3~4% 정도로 교부금이나 보조금 등 중앙정부 의존재원이 약 40% 정도 차지하는 데 비해 미미하기 때문에 이를 금융시장을 활용해 적극 끌어 올릴 필요가 있다는 것.

이 같은 주장은 지방재정의 악화 문제를 지방채라는 부채를 활용해 해결하자는 주장으로 다소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그는 시장성 증권발행을 위한 공익사업 분류와 발행기준을 철저히 정한다면 지자체의 부채 증가 우려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지방채증권의 시장성 발행을 촉진시키기에 앞서 사업의 공익성 정도를 단계적으로 나누고 자금조달 수단을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며 "지자체나 공사가 수행하는 사업에 관해 공익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협회나 평가위원회를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제시했다.

또 그는 "수익성 사업을 위한 지방채 발생시 시중금리에 비해 일정 수준 이상의 금리로 발행해야 하는 등 특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사업 진행을 불허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방재정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지자체장에 의한 과도한 선심성 사업 수행을 일부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지방채 관련 조세제도의 지원을 통해 지방채 수요를 증대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지방재정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행 국내에서 지방채에 대한 과세는 일반 금융소득과 동일하나 분리과세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데 이 같은 조세상 혜택을 부여해 지방채 발행의 확대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방재정 자체가 다소 정치적 영향을 많이 받고 사실상 지방채 매입 주체가 중앙정부인 상황에서 지방채 발행 확대가 지방재정의 건전성에 큰 도움이 되겠냐는 질문을 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현재 지방재정 문제의 해결책이 부재한 상황에서 금융시장의 적극적인 활용은 깊은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