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금융 지원을 위해 금융 당국이 담보 위주의 대출을 막고 있지만, 국내 은행들의 대출관행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준 의원(민주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국내 은행은 중소기업에 대출을 하면서 담보대출의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
시중은행 18곳의 최근 5년 중소기업 대출 현황을 보면, 담보대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50%, 2009년 51.4%, 2010년 52.7%, 2011년 53.6%에 이르렀다. 지난해에는 55.9%를 기록, 1년 만에 2.3%포인트가 증가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담보대출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KB국민은행(68.5%)이었다. 뒤를 이어 경남은행 66.9%, 대구은행 66.8%, 신한은행 66.2%, 한국SC은행 64.6%, 하나은행 64.3% 순이다.
국민은행은 2008년과 비교해 18%포인트가 증가, 증가 폭이 가장 컸다. 평균 증가 폭은 5.9%포인트로 집계됐다.
반면,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역할을 담당하는 국책은행들은 담보대출 비중을 줄이고 신용대출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KDB산업은행의 경우 지난해 담보대출 비중은 2008년 대비 11.1%포인트 감소했고 지난해와 비교해도 5.6%포인트 줄어 50.9%를 나타냈다.
기업은행은 담보대출 비중이 지난해 대비 1.3%포인트 증가했으나 2008년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5.3%포인트 줄었다.
김기준 의원은 "우리나라 중소기업 중에는 기술력이 풍부하지만 담보가 부족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 많다"며 "금융기관은 담보, 보증 위주의 대출 심사 관행에서 벗어나 기업의 창의성, 기술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심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성장잠재력이 큰 중소기업에 대한 적극적 신용 평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