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저축은행 사태? 민원 접수 7396명 달해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국감 증인 채택…'뜨거운 감자' 부상
새 정부 첫 국정감사장에 동양 사태의 폭풍이 몰아칠 기세다.
최근 금융권을 가장 혼란스럽게 하고 있는 문제는 동양그룹 기업어음(CP) 부실 사태이다.
동양그룹 계열사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잇따르며, CP 투자자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의 책임론 공방도 점차 가열되는 분위기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박근혜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며 정치적 공방으로 확산되는 분위기까지 감지되고 있다.
8일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동양그룹 사태의 책임자로 지목되고 있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을 대통령 해외 순방 때마다 수행시켜 유동성 위기의 동양그룹에 대한 공신력을 오인하도록 한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현 회장이 지난 1월 박근혜 당시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 사절단에 포함돼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동양의 부채는 이미 1350%에 달했고 이는 직전 분기인 2012년 3분기 부채 679%의 두 배로 급증한 것이었는데 경제사절단에 포함시켜 일반투자자에게 공신력을 오인하도록 단초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이 밝힌 피해액은 1인당 평균 5200만원. 금감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한 투자자 중 피해액을 기재한 5952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이며, 실제로 민원을 접수한 사람은 7396명에 달한다.
금감원은 불완전 판매 신고 센터를 운영, 동양 CP 가입자들의 민원을 접수하고 있지만 피해 보상을 받을 길은 사실상 적어 보인다.
투자자 입장에서 불완전 판매를 입증하려면 상품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동양 CP 사태의 화살은 이를 제때 감독하지 않은 금융 당국에도 돌아가고 있다. 동양그룹이 이미 오랜 기간 유동성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금감원이 동양증권의 CP를 판매 과정을 철저하게 감시하지 못했다는 책임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감원은 동양증권 특별검사를 실시하고, 불완전 판매를 증명할 만한 서류들을 조사중이다.
금융 관련 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은 향후 집단소송을 검토하는 한편 최수현 금감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가 열린 가운데, 이종걸 민주당 의원과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동양 CP 사태에 대한 논쟁을 10분 이상 벌이기도 했다.
이종걸 의원은 "자본시장법에서 부당 권유를 엄연하게 금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 당국에서 손을 놓고 있었던 게 아니냐"며 "개인 투자자가 불안에 떨고 있는데 철저하게 빨리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정무위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한 상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