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정책 실효성 검증…연체 증가 등 대책 추궁
금융위조차 우려한 대부업 양성화 놓고 날선 공방 예상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소비자 보호'가 금융권의 화두인 가운데 정부의 서민금융 대통합, 대부업 양성화 방안을 놓고 국감장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 초 신용회복위원회·미소금융중앙재단·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합하고 서민금융 대출 상품인 새희망홀씨와 햇살론의 자격 조건을 통일한다.
현재 새희망홀씨는 은행권에서, 햇살론은 제2금융권에서 신청할 수 있는데 자격 조건이 되는 소득과 신용 등급 기준이 서로 달라 대출자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정치권에서는 서민금융정책의 실효성을 검증하고 고의적 연체와 같이 도덕적 해이와 관련한 문제점을 지적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서민금융상품은 기본적으로 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저소득층, 저신용층에 대해 정책적 지원을 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연체율이 높은 것이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건 곤란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서민금융기관 중 하나인 대부업체들도 새 국면을 맞는다.
정부가 정식 등록 업체를 관할하면서 제도권 금융회사인 저축은행 인수를 허용하되, 미(未)등록 업체들에 대해서는 경찰과 협조해 단속을 강화한다.
이는 기존의 시장을 장악해온 대형 대부업체들 입장에서 볼 때 '제도권 금융'으로의 도약을 의미하는 반면, 영세 업체 및 미등록 업체의 시장 퇴출을 예고하고 있어 그 파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업계에 당근과 채찍을 주어 지하경제를 지표 위로 끌어 올리겠다는 것인데 이를 두고 금융계 안팎에서는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영세한 업체의 영업이 제한될 경우 오히려 음성적 거래가 만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이번 정책을 추진한 금융위원회조차 처음에는 대부업 양성화에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는 대부업 등록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이 주요 국정 과제 중 하나로 추진됐으나, 정치권과 금융위의 이견이 컸다.
당시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서민층이 지하경제로 내몰릴 것이 우려되기도 하지만, 대부업체를 단속할 예산과 인력이 부족한 점도 금융 당국의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영세 대부업체들을 규제해도 금융 당국의 눈을 피해 사채 시장이 횡행하게 될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개선 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법인대부업체는 1억원, 개인대부업체는 5000만원 이상의 자본금이 있어야 영업 인가를 받을 수 있다. 또 2개 이상의 시도에서 영업하려면 자본금 5억원 이상을 보유한 '법인'이어야 한다.
주택과 같이 주거 용도의 건축물에서는 대부업을 영위할 수 없으며 단, 보증금 1000만원 이상의 사무실에서는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등록 대부업체 수는 2002년 2223개에서 지난해 1만895개로 5배 가까이 급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