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거래소 내 코스닥시장위원회를 분리·독립시키는 것을 두고 정치권이 비판에 나서고 있다.
민간 거래소로 도약을 앞두고 있는 한국거래소를 정부의 영향력 아래에 놓고, 관료 출신 인사를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17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코스닥시장위원회의 핵심적인 업무를 외부의 기구에서 수행하도록 하는 것은 현행 자본시장법 위반일 뿐 아니라 정부인 금융위원회가 손쉽게 낙하산 인사를 하려는 오해를 받기에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2일 한국거래소 정관을 개정, 현재 이사회 내 소위원회로 설치된 코스닥시장위원회를 별도의 기구로 만들기로 했다.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코스닥 기업의 상장과 공시를 비롯해 업무 규정, 제정·개정권, 사업 계획, 예산안 심의를 맡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정책에 따라 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한다는 것이 취지이나 거래소 내 이사회로부터 분리시키고 외부 위원을 영입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어왔다.
현행 위원장은 거래소 이사인 코스닥시장본부장이 겸임하고 위원은 사외 이사가 겸임하지만 앞으로는 벤처기업 관계자나 학계 전문가들이 위원으로 선임되며, 이 중 3분의 2 이상을 외부 기관으로부터 추천 받아야 하기 때문. 위원장은 외부 기관에서 추천한 위원 중 1명이 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특히 이날 오후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금융위가 추천한 박상조 전(前) 코스닥시장본부장이 선출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이러한 논란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박 전 본부장은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에서 근무한 적 있는 관료 출신이다.
더군다나 코스닥시장위원회가 거래소 이사회로부터 독립하면 인사와 예산에 관해 결정권을 갖게되지만, 결과적으로는 금융위의 영향력 하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의 예측이다.
김영주 의원은 "외부 인사가 필요하면 사외 이사가 이사회로 활동하면 되는데,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해 중요한 업무를 맡긴다는 것이 위법적인 발상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하는데 이를 강화하려는 것이 정관 개정의 목적"이라며 "현행 자본시장법상 문제가 있는지 여러 법률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쳤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