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위원회의 프리워크아웃(사전채무조정) 제도가 채무자에게 가혹한 조건을 요구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프리워크아웃은 대출이자 및 연체이자를 일부 조정, 상환 능력이 부족한 채무자가 최장 10년 동안 나눠 갚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국회 정무위원회 민주당 이학영 의원은 17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올해 1~8월 프리워크아웃 승인자의 원금은 1인당 평균 2625만원이며, 이자 56만원을 합한 2681만원을 향후 10년 동안 상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프리워크아웃은 채무 상환 기간을 장기간으로 늘려 파산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이나, 저소득층의 자활을 지원한다는 정책 취지에서 볼 때 이처럼 이자가 오히려 늘어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게 이 의원 측 설명.
더군다나 현재까지 프리워크아웃을 신청한 사람이 채무를 완전히 상환하기 위해서는 한달에 평균 43만원을 10년 동안 갚아야 하는데 이는 총 5190만원에 달한다. 무려 원금의 두 배 가까이 되는 금액이다.
개인워크아웃에 비해 프리워크아웃이 채무자에게 더 불리함에 불구하고 신청자가 급증하는 것을 두고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의원 조사에 따르면 프리워크아웃 신청자는 2010년 7282명, 2011년 1만4479명, 지난해 1만8331명, 올해 8월 말 1만4000명을 넘어 2년 반 만에 2배 증가했다.
실제로 상환 능력이 없는 채무자들 입장에서는 3개월 이상 연체를 해야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가혹한 채권 추심을 견디는 것이 매우 어렵다.
대법원 통계에 따르면 전자 독촉 건수는 2011년 79만8415건, 한달 평균 6만6535건을 기록했다가 지난해 89만7143건, 7만4762건으로 10만건 가까이 늘었다.
전자 독촉이란 채권자가 법원에 출석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지급명령을 하는 방법으로, 금융회사 입장에서 시간과 서류 작성 비용이 절감된다.
이 의원은 "프리워크아웃이 채무 문제의 선제적 대응이라는 본래의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이자가 원금의 일정 비율을 넘지 못하게 하고, 채무자의 소득과 상환 능력에 따라 현실적인 이자율 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