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잘못된 과태료 부과체계가 금융사들의 위법행위를 조장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재경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솜방망이 처벌관행이 증권사들의 불법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면서 "현행 감독규정 상 과태료 부과 체계의 경우 제재수단으로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금융사들에 부과되는 과태료는 최대 5000만원을 그 상한선으로 두고 있어, 대규모의 위법사항을 제재하기 위한 조치로는 부족하다는 것.
실제로 금감원은 지난해 9월 실시한 종합검사를 통해 동양증권이 위탁자로부터 서면에 의한 구체적 투자대상을 지정받지 않은 채 계열사 CP(기업어음) 4329억원을 불완전 판매한 사실을 적발한 바 있다.
이밖에 특정금전신탁을 통한 계열사 발행증권의 소유제한 위반 등 7가지 위법사항을 발견했음에도 당시 내려진 처벌은 과태료 5000만원과 임원 1명에 대한 문책 뿐 이었다.
김재경 의원은 "문제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동양증권과 같은 불건전한 증권가 영업행위 등 각종 규정위반이 다른 증권사에도 관행처럼 이뤄진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금감원은 지난 2008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총 54개 증권사에 대한 제재를 내렸다. 하지만 이중 과태료 및 과징금이 부과된 곳은 35개사, 기관 주의 및 경고조치가 내려진 곳은 19곳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대기업 증권회사 임직원들에 대한 징계요구가 많은 것은 증권사들이 모기업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와 계열사들이 자금 필요에 따라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증권사들은 동양증권처럼 고객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갈 수 있는 위법행위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며 감독당국의 분발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