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과 함께 탄생한 서민층 채무 조정 제도 '국민행복기금'이 수많은 제도적 허점들을 보이며 국정감사대에 올랐다.
정부가 채권 추심 업체에 또다시 채무 조정 안내를 위탁해, 사실상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나 다름없다는 지적.
국회 정무위원회 송호창 의원(비교섭)은 21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지적을 하며 향후 채무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을 주장했다.
국민행복기금 사업은 현재 정부의 부실채권 매각 업무를 담당하는 캠코에서 맡고 있다. 올해 6월부터 일괄매입이 시작돼, 금융회사 및 대부업체가 보유한 94만명, 9조9000억원의 연체채권이 국민행복기금에 매각됐다.
총 4만8000명이 채무 조정을 받았으며 9월 말 기준 전체의 약 5.1%에 달한다.
문제는 일괄매입한 부실채권을 신용정보사, 즉 채권 추심 업체 23곳에서 위탁을 받아 관리중인데, 만일 A은행이 B업체에 채권 추심 업무를 위탁했으면 이를 통해 매입된 채무의 국민행복기금 안내를 다시 B업체에서 하게 되는 것이다.
또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채무 조정을 안내 후 연체가 되거나 연락이 되지 않으면 채권 추심 업무까지 병행하고 있다.
이들 채권 추심 업체는 고려신용정보·나라신용정보·농협자산관리회사·대구신용정보·미래신용정보·신한신용정보·솔로몬신용정보·새한신용정보·세일신용정보·우리신용정보·중앙신용정보·서울신용평가정보·나이스평가정보·코아신용정보·에이앤디신용정보·BS신용정보·IBK신용정보·에프앤유신용정보·MG신용정보·KB신용정보·케이에스신용정보·SGI서울보증·예스신용정보이다.
내년 1월까지 한시적으로 위탁받아 채무 조정으로 회수된 금액의 22%를 수수료를 지급받으며, 올해 7~9월 약 20억원이 지급됐다.
송호창 의원은 "채권 추심과 채무 조정을 병행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채권 추심의 고통을 당해온 채무자들에게 같은 업체가 다시 채무 조정을 안내하게 하는 것은 국민행복기금 취지에 맞지 않다. 업무의 편의와 효율성만 생각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