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409개 해외법인 중 722개 법인세 0원"
"2조 매출 올린 애플, 법인세 얼마 냈는지 의문"
'아이폰(i-phone)'으로 대표되는 세계적 IT기업 애플이 한국에서 상당액의 매출을 올렸음에도 한국 정부에 법인세를 제대로 납부하지 않았거나 매출액에 상당하는 수준 이하의 법인세를 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2011년 기준 한국 시장에 진출해 있는 1400여개 해외법인 중 절반 이상이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들이 한국 시장을 기반으로 조세회피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은 21일 국세청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409개 해외법인 중 51%에 해당하는 722개 해외법인이 국내에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조원 이상의 매출액을 올리고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해외법인도 7개였다.
이 의원은 특히 애플을 문제삼았다.
미국의 IT컨설팅 회사인 가트너에 따르면 2011년 애플은 한국에서 아이폰을 판매해 총 1조8802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이 의원은 "애플이 최근 미상원 청문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2011년 해외시장에서 220억 달러의 세전이익을 거두었지만 해외에 납부한 세금은 1000만 달러(법인세율 0.05%)에 불과했다"며 ""이를 토대로 하면 애플이 한국에서 2조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올리고도 납부한 법인세는 100억원 안팎(세율기준으로 0.06%)에 불과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플이 매출액에 비해 적은 법인세를 납부할 수 있었던 이유는 'Double Irish with Dutch Sandwich'에 기인한 것으로 이 의원은 추정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에 애플 제품이 수입될 때 애플코리아가 면세국인 아일랜드 소재 관계사인 ASI(해외애플제품 판매총괄 자회사)와 기술도입계약에 대한 재라이선스 수수료를 지급하고 ASI가 이를 다시 아일랜드 소재 관계법인 AOI(애플의 해외 지적재산권 독점 자회사)에 수수료 대부분(83%)양도, 막대한 기술 도입 수수료를 이전시켰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애플 제품의 판매실적이 좋더라도 영업이익 또는 단기순이익이 최소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법인세 부과가 안되거나 미비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해 "애플코리아가 지난 2009년 유한회사로 조직을 전환해 공시의무마저 없어져, 조세회피 의혹이 더욱 부풀려지고 있다"며 "애플을 비롯한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전략에 한계가 있는 만큼 무형자산에 대한 이전가격 기준을 명확히 만들고 국제공조 강화 등을 통해 이를 방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