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보고체계 정당성 강조…조영곤 주장과 배치 '일촉즉발'
국정원 직원 체포영장과 공소장 변경 등 절차적 정당성 문제로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에서 전격 배재된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여주지청장)은 21일 국정원 댓글 작업 수사 당시부터 외압이 심각했다고 주장하는 등 검찰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증언들을 쏟아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윤 전 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을 대상으로 한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로부터 "황교안 법무부 장관도 수사 외압에 포함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구체적인 내막은 모르지만 5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 법무부에 (댓글 사건 수사관련) 보고서를 작성해서 설명하는 과정이 2주나 걸렸다. 보고서를 내면 다시 질문이 들어오고 피드백을 하면서 2주가 걸렸고, 법무부를 설득하느라 수사를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수사는 검찰이 하는 것이고 법무부는 정책 부서라 어느 정도 보고를 받는 거지 기소 여부를 법무부에서 이렇게까지 (관여)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실상 수사팀을 힘들게 했다. 수사하는 사람들이 ‘합당하지 않다, 도가 지나쳤다’고 생각하면 외압이라고 느낀다"고 거듭 법무부의 '외압'을 강조했다.
또한 국정원 직원 체포영장을 발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소환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왜냐면 댓글수사 때도 소환을 하는데 애로가 많았다"며 "트위터 수도 많고 글 내용이 지난 댓글 내용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세서 알리고 (소환)하면 (국정원의) 은닉 가능성이 있어 체포 같은 강제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윤 전 팀장은 "지난 주 초에 5만8천개의 트위터와 내용을 보고 분석을 하면 그보다 훨씬 더 나올 수 있다"며 "이는 선거법이든 국정원법이든 어느 쪽으로 가든 선거사범 중에 유례 없는 중범죄라고 생각한다. 선거사범을 많이 다루지 않았지만 선거사범으로 이거 이상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소장 변경 신청 등 보고 체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문제를 두고 윤 전 팀장은 조영곤 중앙지검장에게 총 4차례 보고를 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조 지검장은 '정식보고'가 아니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증언이 거듭 평행선을 달리고 외압 주장까지 나오자 조 지검장은 "검사 한 사람의 검찰 조직이 아니다. 모든 일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검찰은 공정성이 생명이다. 윤 지청장의 보고에서 있었던 것은 작은 하자나 흠결이 아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 지검장은 "윤 지청장이 보고라고 주장하는 것은 제대로 된 체계를 갖추지 않았다. 보고라는 건 윗사람에게 통보하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다"라며 "그런 저의 지휘에 문제가 있었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제2의 검란', '항명' 등이라는 표현으로 비판했다.
'항명'이라는 비판에 대해 윤 전 팀장은 "직무배제 결정이 나고 언론에 보도되면서 제가 처음부터 아무런 보고도 안 하고 공소장도 아무런 재가 없이 임의로 한 것처럼 서울지검 브리핑만 안 나갔어도 제가 모든 걸 안고 갈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사건에 대해서는 전결권자는 차장급인 팀장이고 제가 감수할 생각을 하고 결행을 했다. 인사상 책임지고 내부에서 야단맞는 것이지 위법은 아니다"며 "저와 후배들이 한 수사가 완전히 법령을 어기면서 국민들에게 홍보되고 앞으로 진행될 수사와 재판이 오도될 수 있어 이건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건 항명이 아니다"고 억울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