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 등 금융공공기관들이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법적 물꼬를 터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호준 민주당 국회의원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예금보험공사 국정감사에서 "금융당국의 정책방향이나 예보의 부실저축은행 매각방식을 보면 대부업체에 대한 특혜성 조치들이 매우 노골적으로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기존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에 따르면 저축은행을 인수하고자 하는 금융기관은 부채비율이 300%이하여야 했지만, 지난 2010년 9월 이후 이 기준은 400%로 완화된 바 있다.
아울러 관련법을 신설해 부실저축은행을 인수하려는 대부업체는 적격성 심사를 면제받도록 하는 등 대부업체를 위한 '밀어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이다.
정호준 의원은 "지난 6월에는 대부업체는 부채비율이 400% 이하만 되더라도 대주주가 될 수 있도록 (법안이) 고쳐졌는데, 이것은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주현 예보 사장은 "부채비율은 사람마다 (보기에) 다르다. 금융업은 기본적으로 부채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 당시에 왜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겠다"며 자신의 임기 이전에 이뤄진 상황임을 표명했다.
지난 2011년 삼화저축은행 인수 당시 금융당국은 입찰 기준을 자산 3조원 이상, 자기자본 3000억원 이상으로 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삼화보다 규모가 큰 부산저축은행 인수 때는 자기자본 규모와 업종에 대한 제한이 없어지면서 대부업체들의 편의를 봐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김주현 사장은 "부실저축은행 중 13 곳을 민간에 넘겼고 결국 대부업체가 인수한 곳은 없었다"면서 "당시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하겠다는 곳이 적은 등) 인수풀이 너무 좁아져서 좀 넓힌 것으로 알고 있다. 꼭 대부업체를 위해 이런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