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댓글, SNS 대선개입 수사 '외압' 논란으로 새 국면
국회 법제사법위 서울지검 국정감사에서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수사에 대한 '외압'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해당 사건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여주지청장)과 조영곤 서울지검장이 전날(21일) 법사위 국감장에서 벌인 진실 공방은 그 자체로 축소 수사와 외압 가능성을 시사함으로써 이명박 정권의 문제를 박근혜정부로까지 확대시키기 때문이다.
이에 22일 여당은 검찰 내부 문제로 윤 전 팀장의 '항명'을 비판하는 데 주력했고 민주당은 '외압' 당사자로 지목된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남재준 국정원장 등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중반대책회의에서 "어제 국정원 댓글 의혹 수사 파동과 관련해 국감에서 보인 검찰의 행태는 국민들에게 실망을 넘어 분노케 하고 있다"며 "절차적 정당성 훼손은 검사의 기본적 집무집행 원칙인 '검사 동일체 원칙'의 명백한 위배"라고 조영곤 서울지검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수사기밀이 특정 세력에게 흘러갔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현실"이라며 "검찰이 국정원 의혹 수사를 발표한들 어느 누가 받아들이겠느냐. 검찰의 자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민주당을 겨냥해 “이를 빌미로 민생을 내팽개치고 국론을 분열시킨다면 더 이상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정책위 의장도 "검찰 조직은 법원 조직과는 달리 상명하복의 조직이며 최종 판단이 아니라 조직 책임자의 결재가 최종 판단이 되도록 하는 구조다. 이것이 법치국가의 원리"라며 "(이런) 하극상의 행태는 법 원리를 무시한 것이다. 검찰의 지휘 체계가 마치 대지진처럼 붕괴되어 실로 충격적이다. 올바른 검찰총장 임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검사' 출신인 김재원 전략기획본부장은 "지휘권과 검사동일체 원칙은 어디로 간 것인지. 검찰조직의 기본 원칙을 망각하고 스스로 정의로운 검사의 표본인양 말할 때는 국법의 질서가 무너진 것"이라고 윤 전 팀장을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긴급 의원총회에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수사에서 배제된 윤 전 팀장이 폭로한 '수사 외압'을 거론하며 "대통령의 사과와 동시에 수사팀에 외압을 행사한 법무장관, 국정원장,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한 모든 책임 있는 인사들의 즉각적 퇴진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장 윤 지청장을 수사팀장으로 복귀시키고 수사팀에 소신껏 수사를 진행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의 '3자 회담'에서 민주당의 7대 요구사항 중 하나인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담당 검사들의 재판 중 신분보장'을 언급하며 "이 정권이 죽기 살기로 진실을 덮기 위해 채동욱 전 검찰총장 찍어내기 후 수사팀 갈아치우기 수순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측이 틀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윤 지청장의 증언으로 진실의 상당부분이 국민 앞에 드러났다"며 "국정원장의 격노에 긴급체포해 온 피의자들을 풀어주고 압수물을 돌려준 검찰, 진실을 밝히는 것보다 야당을 돕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검찰 지휘부, 피의자인 (국정원) 요원들에게 진술 거부를 지시한 국정원장 모두 정상적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말 큰 일"이라고 맹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조롱당하고 국민이 조롱당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거듭 성토했다.
한편 설훈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대선이 끝난 지 10개월이 됐지만 새로운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지난 대선 자체가 심각한 부정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 선거 결과가 승복할 수 있는 것이었느냐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대선 불복성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설 의원은 "우리가 대선 부정행위를 너무 가볍게 봤다. 아주 심각한 부정이 있었으며, 이 부정은 대부분 온라인상에서 벌어졌다. 우리가 접하는 온라인은 생활의 절반"이라며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기타 등등을 다 동원해 온라인 상에서 엄청난 부정을 했다는 게 조금씩 밝혀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