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투자공사 국정감사 취소 위기
새누리 "4대강 사업 증인은 기재위 대상 아냐"
야권 "초법적인 발상…누구든지 증인채택 가능"
한국수출입은행 및 한국투자공사 국정감사가 파행으로 치닫는 등 기획재정위원회 여야 의원들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다.
사건의 발단은 오는 31일부터 양일간 실시될 기재위 종합감사 증인채택여부에 대해 여야 간 입장 차이가 드러났기 때문.
민주당 등 야권 측에서는 양건 전 감사원장,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 김중겸 전 현대건설 사장, 김건호 전 수자원공사 사장 등 4대강 관련 증인들을 신청했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거부했다.
아울러 여당은 보육예산 문제와 관련해 박원순 서울시장을 증인으로 요구했지만 야당의 반대에 막혀있는 상태다.
23일 나성린 의원을 포함한 기재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브리핑을 열고 "순조롭게 진행돼오던 국감이 야당 측의 무리한 증인채택으로 인해 파행됐다"면서 "민주당 및 야당은 민간기관장 및 전직 공무원들을 불러 창피주기 감사를 시행중에 있다"고 비판했다.
국정감사는 정부 기관들의 국정 운영에 대한 잘잘못을 따지는 자리이니 만큼, 민간 인사들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은 부적절 하다는 설명. 아울러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현직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야당 측은 '초법적이고 위법적인 발상'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새누리당은 국감이 정부를 상대로 해야 한다고 하는데, 현행 국회법이나 국감법에서 그런 내용은 없다"면서 "대한민국 국민 누구든지 국감에 필요하다면 증인으로 부를 수 있다. 민간기업인은 부르면 안 된다는 얘기는 해괴한 논리"라고 일갈했다.
이어 "4대강 사업이 기재위 국감대상이 아니라는 것은 소관업무에 대해 편협한 시각"이라며 "그런 식이면 박원순 시장의 보육문제는 보건복지부 소관 일이 아닌가"라고 항변했다.
또한 김현미 민주당 의원은 "4대강 증인 채택요구는 그 당시 결정을 내린 사람들로부터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들어보자는 것이다. 지금 장관이 그 때의 일을 어찌 알겠느냐"고 주장했다.
홍종학 민주당 의원도 "새누리당의 억지가 도를 넘는다. 여당의 모피아 감싸기와 정경유착의 끝은 어디인지 모르겠다"며 "선진국은 대기업 CEO들이 국회 나와 논의한다. 근데 한국의 재벌들은 국회담당관까지 있고 로비까지 하면서 왜 떳떳하게 나오지 못하느냐"고 말했다.
이에 새누리당 측은 즉각 브리핑을 열고 "국회의원이 정경유착이 있다고 한 홍종학 의원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고 모욕적인 것"이라며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