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반발 '보훈처-국정원 연계' 의혹 주장도
여당 편향의 안보교육 등으로 대선개입 논란에 휩싸인 국가보훈처 국정감사가 결국 파행됐다.
28일 국가보훈처 감사를 진행한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의원들은 보훈처의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 안보교육용 DVD 제작 예산 협찬사와 관련 제출을 요청했으나 박승춘 보훈처장이 거듭 자료 공개 거부를 밝히면서 야당 의원들이 반발, 오전부터 국감이 정회와 속개를 반복했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이날 국감 질의 전 자료요청과 관련해 "작년 국감 당시 보훈처에서 안보교육용 DVD를 만든 것과 관련해 예산이 어디서 났느냐고 물었더니 후원을 받았다고 답변했다"며 "그 협찬처나 제작과정 전체에 대해 자료를 요구했는데 아직까지 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에 박 처장은 "협찬처가 자료공개를 원치 않고 있다"며 자료 제출을 거부했고 정무위원장인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까지 자료 제출 요구를 압박했지만 박 처장의 제출 거부 의사는 여전했다.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면서 박 처장은 자료요청에 대한 압박을 거듭 받았음에도 "관련법을 검토했는데, 개인정보보호법을 보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 등에 대해서는 정부 주체의 동의를 받는 경우에만 (공개) 할 수 있는데 협찬자가 본인에 대해 밝히길 원치 않기에 제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협찬자가 국가기관이냐, 개인이냐'를 묻는 질문에도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해 야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특히 민주당은 보훈처가 자료를 거듭 거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협찬자가 국정원이기 때문'이라는 보훈처-국정원 연계 의혹을 주장했다.
민병두 의원은 '댓글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이종명 국정원 전 3차장을 거론하며 "이 차장에게 (협찬) 받은 게 맞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결국 박 처장의 소극적 태도로 야당이 반발해 국감은 파행을 맞았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DVD의 출처와 관련해 "지난 대선기간 국민을 상대로 진행된 안보교육의 핵심 증거물로써, 보훈처 22만명, 국방부 170만명 등 200만명에 가까운 국민들이 문제의 영상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DVD는 국정원의 자금과 정보제공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의심되며, 사실로 확인될 경우 댓글 수준을 넘어 국민을 상대로 전정권을 비난하는 직접적 교육이 자행된 것으로 심각한 수준의 대선개입"이라며 DVD 제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이 증거물의 출처를 밝힐 수 없다는 국가보훈처장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 해임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며, 정무위에서 또한 고발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새누리당 정무위 위원들은 민주당을 겨냥, "국회 선진화법을 파기한 행위"라며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박민식 의원은 "안보교육을 빌미로 대선개입이라고 침소봉대하는 것"이라며 "안보교육은 지난 93년부터 해온 것이고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도 있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협찬자 공개 여부에 대해서도 "그 자료가 개인정보에 해당되는지 따져보면 된다. 국감을 진행하면서 따지도 되는데 국감을 파행시키고 선전장으로 만드나"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