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과 한국정책금융공사를 통합하겠다는 정부 계획이 국회와 여론의 반대에 부딪쳤다.
지난 정부에서 산업은행으로부터 분리된 정책금융공사 직원들의 반발도 거세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장직무대행으로 출석한 이동춘 정책금융공사 부사장(사진)이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발언을 해 비난을 받았다.
29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은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사업 내용이 중첩되며 독자적 경영의 효율성이 떨어졌다"며 두 기관의 통합에 대한 기관장 견해를 물었다.
이에 대해 홍기택 산은 회장은 "지난 정부에서 산은 민영화를 추진한 취지는 정부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민간 글로벌 투자은행(IB)을 육성해보자는 것이었는데 2008년 금융 위기가 발생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구조조정 필요성이 느껴졌다. 아직 산은의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산은이 국책은행으로서 쌓아온 정책금융 기술이 향후 통합 산은, 즉 정책금융공사와 합병한 뒤에도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의 합병을 찬성하는 뜻.
그러나 이동춘 정책금융공사 부사장은 "문제되는 부분이 업무 중복인데 산은으로부터 정책금융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했으나 지난해와 올해 들어 줄이도록 노력했다"며 "정부에서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날 이 부사장은 진영욱 사장의 공백으로 인해 기관장 대행 참석을 하게 됐다. 진영욱 사장은 정부의 정책금융 통합에 반대하며 사퇴한 바 있다.
또 정책금융공사 노조도 통합에 반대하는 상황이라 이 같은 발언은 추후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정부에서 시킨대로 한다면 그 자리에 뭐하러 앉아있나. 소신과 철학이 없으면 다른 사람이 대신 앉아야 한다"며 "진영욱 사장이 왜 사퇴했는지 모르나"라고 언성을 높여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