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상임고문이던 서청원 의원과 박근혜 대선 후보(사진 = 서청원 의원 홈페이지)
청와대엔 "천군만마", '좌기춘 우청원'·김무성 견제 등 역학구도 '꿈틀'
당청간 수직적 관계 강화…내년 국회의장? 당권 도전?
10·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70·경기 화성갑)와 박명재 후보(66·포항남·울릉)가 각각 당선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 만 8개월 만에 치러진 재보궐 선거는 새누리당의 낙승으로 막을 내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화성갑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는 62.7%의 득표율로 29.2%를 얻은 민주당 오일용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지었으며 포항남·울릉에서는 박명재 후보가 78.6%를 득표해 승리했다. 이는 18.5%를 얻은 민주당 허대만 후보보다 4배 이상 많다.
선거가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남에 따라 향후 정국 운용에 정부여당의 힘이 더 실릴 것으로 보인다. 당초 재보선 지역이 10곳에서 2곳으로 축소되면서 새누리당의 승리는 어느 정도 점쳐졌다.
특히 '원조 친박'인 서청원 후보의 '귀환'은 기정사실화됐다. 민주당이 손학규 상임고문과의 맞대결을 추진하면서 '큰 판'이 예상됐지만 손 고문이 끝내 고사하면서 서 후보에게 유리하게 됐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경기 화성갑의 경우 경기도 토박이가 절반을 차지하는데다, 농촌지역이 많아 야당보다는 여당에 유리하다는 판세 분석이 압도적이었다.
□ 서청원의 '귀환', 당내 역학구도 '꿈틀'…당·청간 수직관계 강화 =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되면 의원직을 바로 수행하는 관례에 따라 서 의원은 19대 국회 최다선인 7선 고지에 오르게 됐다. 서 의원의 원내 귀환으로 당·청간, 당내 역학 관계에서도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원조' 친박과 최다선이라는 점에서 당내 장악력이 어느 때보다 집중될 전망이다. 특히 당에 대한 청와대의 영향력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수차례의 선거법 위반과 구속 등으로 사실상 정치 생명이 끝난 서 의원의 원내 복귀에는 박심(朴心)이 자리했기 때문.
그 역시 당선 소감에서 "새로운 기회를 배려해 준 새누리당의 안정과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며 "박근혜 정부의 성공에 힘을 보대는데 정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31일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서 의원의 원내 진입은 청와대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를 얻는 것"이라며 "서 의원과 박근혜 대통령은 무척 신뢰가 깊고 관계도 오래 되어 당청간, 여야간 조율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스타일 상 오랜 인연과 의리를 강조하고 어려울 때 서 의원이 자기를 지켜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복귀를 강하게 원한 것으로 안다"며 "김기춘 비서실장은 청와대에 있고 국회에 서 의원이 있는 구도인데, 당으로서 이게 좋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내년 당권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김무성, 이인제, 최경환 의원 등과의 역학 구도에 대해서는 "현재는 국정원 문제나 검찰총장 찍어내기 논란뿐 아니라 정기국회에서 세제개편안 등으로 여야 격돌이 치열해질 것이기 때문에 여권이 안정세로 가야하지 않느냐"면서도 "서 후보가 당장 그런 영향력을 확대하지는 않겠지만 서로 간 견제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 최다 7선, 당권보다 '후반기 국회 의장' 가능성 높아 = 하지만 현재 6선인 강창희 국회의장보다 선수가 앞선 서 의원은 19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도부 입성에 무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략기획 측 한 관계자는 향후 서 후보의 당내 영향력에 대해 동의하면서도 "아마 당권보다는 국회의장 쪽이 더 유리하고 당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솔직히 전대가 내년 지방선거 전이고 내년 당 대표가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수도권에서는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의 정치자금법 등 선거법 위반 경력과 '올드 보이' 이미지 때문에 당 대표로서는 선거를 치르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