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 영업점에 설치된 CCTV가 보안보다는 직원감시용으로 활용돼 과도한 실적 경쟁과 감정노동 스트레스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준 민주당 의원은 종합감사에서 국내 은행의 CCTV 운영의 문제점을 성토했다.
김 의원은 "국내 은행 영업점에 설치된 CCTV 모니터가 대부분 지점장실에 설치되며 직원들의 근무상황을 수시로 모니터할 수 있게 돼 있어 과도한 직원 감시로 인해 거래고객에 대한 피해로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국내 7개 시중은행 전체 4456개 영업점 중에 78.7%에 해당하는 3508개 영업점의 CCTV 모니터는 지점장실에 설치돼 있다.
통상 CCTV가 직원과 고객의 모습을 같이 비추도록 카메라 각도가 조정돼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언제든 지점장이 직원들의 자리 이석 여부나 근무태도 등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안목적으로 운영되던 CCTV 모니터는 원래 기계실 등 별도의 공간에 설치돼 있었으나 최근 들어 은행 측에서 다목적 활용을 염두에 두고 지점장실에 설치하고 있는 추세다.
김 의원은 "개인별 실적 독촉이나 근무태도 감시를 위해 CCTV를 활용하게 되면 은행을 거래하는 고객들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다"며 "영업점 직원들이 실적 독촉에 시달리게 되면 금융상품의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은행 직원들이 고객만족 서비스를 실시해야 하는 감정노동자이다 보니 직원 감시를 통한 스트레스가 상당할 것으로 판단했다.
금감원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국내 7개 은행에서 사망을 이유로 퇴직한 직원수가 168명에 이르렀는데 이는 과도한 스트레스의 영향도 상당하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금융회사들이 직원들을 과도한 실적 경쟁과 감정노동 스트레스에 무방비로 노출시키는 것은 해당 금융회사의 노사문제 차원이 아니다"며 "금융감독당국이 금융회사들의 과도한 수익추구가 금융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절한 제어수단을 가지고 지도·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