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상보육, 취득세 인하 등 정책에 따른 지방세수 감소분을 놓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향후 지방세제 운용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지방세학회(학회장 옥무석)는 1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국세와 지방세간 경쟁과 조화'라는 주제로 추계 세미나를 개최, 지방소득세제가 독립세로 전환될 경우 따르는 문제점을 짚고 사전 보완책을 제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강남대학교 안창남 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지방소득세가 지방자치 재원으로서 보다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독립세로 전환될 필요가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법과 제도 및 조직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안 교수는 이어 "현행 탄력세율제도는 지자체장이나 의회가 선거를 의식해서 기피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지방소득세 세율을 탄력세율에서 지방자치단체 주민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제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방세법상 특별징수의무제도는 국세의 원천징수제도와 유사해 독립세로 전환될 경우 국세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따라붙을 수 있다"며 "원천징수의무자를 세법상 사업자로 국한하되, 비사업자가 원천징수의무를 이행할 경우 일정한 세제상 혜택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국제조세분야는 기본적으로 소득에 대한 과세인데, 지방소득세가 독립세로 전환될 경우 이중과세 위험성이 존재한다"며 "이에 대한 입법적 방지대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태호 지방세연구원은 "지방소득세 독립은 지방재정의 안정성과 신장성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고 재정자주권의 기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자체에서는 앞으로 바뀌게 될 지방소득세제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 인력확충, 조직보강, 전문교육, 납세자 홍보 등에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지방소득세가 부가세 방식에서 독립세 방식으로 전환될 경우 따르는 문제를 최소화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 이화여자대학교 박정수 교수는 "소득세 과표구간만 공유하고 독립세로 가져간다고 했을 때 이에 따르는 과제가 많은데 그런 비용을 들일 필요가 있는지 고민을 해봐야한다"고 말했다.
또 "내년부터 독립세로 전활될 것인지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것도 없다"며 "기획재정부, 안전행정부 등이 서로 눈치만 볼 뿐 지방세법개정 발의를 아무도 안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어 "취득세 인하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조정을 어떻게든 해야 하는데, 지방정부는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한다"며 "지방주민이 판단해야하고 그에 따르는 부담 역시, 지방 주민이 책임지는 개념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편익보다 비용이 많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영희 지방세연구원은 "지방소비세보단 지방소득세 이전이 지방세다운 지방세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한 뒤 "초과누진 세율체계를 가져와서는 편익에 부합되기는 어렵다. 국가가 재정조정기능을 해줘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방소득세가 독립세로 전환될 경우 근무지와 거주지의 차이가 있어 지역 간의 갈등이 우려된다"며 "국세조세문제 전문성, 전산화 등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거주지를 기준으로 할 것인지, 근무지를 기준으로 할지 구분을 먼저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