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차입이 많은 대기업 중 향후 자금난 우려가 큰 기업집단 4~5개가 '관리채무계열'(가칭)로 지정, 주채권은행의 특별 관리를 받게 된다.
관리채무계열이란, 금융감독원에 의해 지정된 기존의 주채무계열 가운데 구조조정 위험이 비교적 크지 않은 기업들을 관리하기 위한 제도.
금융위원회는 오는 7일 관리채무계열의 선정 기준과 운영 계획을 발표한다고 4일 밝혔다.
고승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기자들을 만나 "이번 동양그룹 부실 사태를 비롯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여러 사항들을 보완하고 위험 기업에 대한 사전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새로 지정되는 관리채무계열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향후 관리채무계열로 선정된 기업은 주채권은행에서 요구하는 경영정보를 수시로 알려야 한다.
신사업 및 해외 진출, 인수 합병(M&A) 등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신규 투자도 주채권은행에 보고해야 한다.
최근 3년 동안 영업이익률과 이자보상배율, 현금 흐름을 근거로 정해진다. 재무적 현황뿐 아니라 지배 구조, 대주주 평가 등 요소도 반영된다.
금융위는 또 부실 기업의 금융사 소유를 금지하는 방안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른바 금산 분리(金産分離)를 강화하는 것.
최근 동양그룹 및 효성그룹 부실 사태에서는 대기업이 소유한 증권사, 캐피털, 대부 업체들이 대주주에게 불법적 대출을 자행하며 사금고처럼 이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현행법은 대기업이 금융사를 새로 인수할 경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실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으나 중간에 기업이 자금난에 빠지면 금융사를 강제로 매각하도록 하는 장치는 없다.
고승범 처장은 "어떤 방법으로든 금산 분리를 강화할 것이나 구체적인 방법과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중이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