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자료 미제출·부적절한 답변…서병수 위원장마저 '호통'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자료 미제출 등을 이유로 시작도 하기 전에 위기를 맞았다. 업무추진비 관련 자료 늦장제출과 자식의 유학비 내역 등 주요 자료가 미제출되거나 미흡해 야당 의원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나아가 황 후보자마저 부족한 답변으로 일관하자 급기야 서병수 인사청문회 위원장은 30분 정회를 선언하고 황 후보자에게 자료 제출을 촉구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11일 국회에서 진행된 황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료 미제출을 비판하며 후보자의 청문회 선서를 거부, 진행을 보이콧했다. 주요 관련 자료를 언제까지 낼지 명확히 밝힌 후에 청문회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자료 미제출이)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매우 심각하다"며 "인사청문회에 대한 자세를 넘어 감사원장의 기본적 자질도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 주 내내 자료 제출이 안 돼 급기야 지난 주 금요일에 직접 전화해 자료 요청을 했다. 그런데도 안 되고 있다"며 "이대로는 청문회 못한다고 하니 일요일 밤 12시가 돼서야 냈다. 그래서 또 어젯밤 새로 검토해보니 3900만원 지출에 1600만원 자료가 누락됐다. 뭘 숨기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황 후보자가 서병수 위원장에게 (자료를) 냈으니 참조하라고 했다. 또 김기식 의원도 인터뷰 내용 자료를 요청했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서영교 의원에게 냈으니 참조하라고 한다. 이런 게 어디 있느냐. 똑같이 자료를 복사해서 제출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 자녀 유학비 내역 등 금융기관 자료에 대해서도 은행영업 개시일인 월요일에 제출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미제출임을 거듭 지적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은 일단 후보자 선서로 청문회를 시작하고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검증을 시작하자고 맞섰다.
김재원 의원은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이유를 들어봐야 하지 않나. 한쪽 말만 듣고 송사할 수는 없다. 일단 들어보자"며 "위원장님께서는 후보자 선서부터 진행해 달라"고 압박했다.
이장우 의원은 "자료가 제출이 안 된 것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이라면서도 "일단 준비된 자료로 회의를 진행하면서 안 된 것은 나중에 분석해서 하자"고 강조했다.
자료 제출 없이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는 야당 의원들의 보이콧에 서 위원장은 황 후보자에게 미제출된 자료들을 언제까지 제출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황 후보자는 "서 위원장님께 제출한 CD건은 각 의원실에 모두 제출됐다고 방금 이야기 들었다. 업무추진비 내역도 전액 제출됐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서 위원장은 "인사청문회는 공직후보자 개인의 자질 검증이다. 본인에 대한 검증"이라며 "답변 내용이 마치 남의 일을 보고하는 것처럼 한다. 지양하라"고 경고했고 재차 자료제출 기한을 확인하자 "은행 문이 열리면(제출하겠다)"이라고 얼버무렸다.
이에 서 위원장은 격앙된 목소리로 "은행 문이 열렸잖아요"라고 호통을 쳤고 황 후보자는 "바로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서 위원장은 자료 제출 준비를 위해 30분 정회를 선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