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이익, ROA 등 주요지표 하락
해외지점 비리의혹 등 부작용도 우려
국내은행들의 해외진출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채산성이 낮아 암울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지점에서 발생한 순이익은 2억827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4.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이 줄어들면서 총자산순이익률(ROA)도 감소했다. 해외점포들의 평균 ROA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0.3%포인트 하락한 0.83%를 기록했다. 총자산이 100만원인 기업이 6개월 동안 8300원의 순이익을 올린 셈이다.
지난 6월 말 해외영업점의 부실채권비율은 지난해 말 보다 0.3%포인트 상승한 1.2%에 달했다. 또 기업은행 모스크바 사무소와 국민은행 키에프 사무소, 산업은행 우즈벡 RBS 법인을 비롯한 5개 영업점이 최근 폐쇄되는 등 총체적인 난국에 봉착한 모습이다.
이기연 금감원 부원장보는 "국제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순이자마진의 축소 등으로 이자이익이 감소했다"면서 "글로벌 경기부진의 영향으로 충당금전입액이 늘어나고 영업점 운영경비 등이 증가한데 주로 기인한다"고 수익성 부진에 대해 해명했다.
아울러 최근 국민은행 도쿄지점에서 거액의 비자금이 조성됐다는 혐의가 나오는 등 은행들이 감독당국의 눈을 피해 해외지점을 통한 비리를 행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기연 부원장보는 "(해외지점의) 법규준수에 대해서는 주재국 감독당국이 감독 권한을 가진다. 우리가 보는 것은 자산건전성 측면"이라며 "본점차원에서의 감시나 감독이 필요하다고 본다. 은행들이 해외점포에 대한 감시나 통제를 체계적으로 해나가도록 관련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국내은행들의 성공적인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은행 해외영업점에 대한 현지화지표 평가결과는 2등급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현지화 정도를 나타내는 '초국적화지수'는 평균 4.8%로 HSBC(64.7%), 씨티(43.7%), 미쓰비시 UFJ(28.7%) 등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금융당국의 고위관계자는 "국내은행의 국제경쟁력이나 현지 고객확보에 대한 노하우가 많이 부족하다. 이와 관련된 당국차원의 지원방안을 검토해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해외진출이 당장은 돈이 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며 "각 은행들마다 특수성있는 로드맵을 만들고 있다. 보다 자세한 현지 조사 등을 통해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