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휩쓴 경기 침체의 여파는 소비 시장에도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내수 소비는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기업 매출을 축소시키고 주식시장의 활력도 떨어뜨렸다.
경기회복의 신호는 때때로 소비 시장에 가장 먼저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내년 소비 시장의 회복을 전망하고 있어,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12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는 한국거래소에서 내년 소비 시장을 전망, 최근 들어 긍정적인 신호들이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8%로 예상했다.
박유미 애널리스트는 "2011년 이후 2년 가까이 내수 소비가 부진했는데,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전세 가격이 오르면서 현금 흐름이 안 좋아진 점이 소비 심리를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
반면 가처분소득(세금을 제외한 실소득) 성장률은 1년 사이 6~7%를 기록하며 견조한 상태를 유지했다.
미래에셋증권 조사 결과, 135제곱미터(약 40평) 이하의 중소형 아파트 가격은 최근 반등, 자산 효과를 증대시키고 있다. 또 글로벌 경기는 미국 중심의 완만한 회복세를 보여 소비자 심리를 회복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미래에셋 측은 내다봤다.
박 애널리스트는 모바일 쇼핑의 성장이 소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모바일 쇼핑이 이용의 편리성에 힘입어 급성장하면서 향후 영업 이익률이 4~5%로 높아질 것"으로 봤다.
스마트폰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최근 홈쇼핑 업체들이 모바일로부터 얻는 영업 이익률은 2~3%를 기록, 온라인(1%)과 비교해 2배 이상 높다.
박 애널리스트는 또 "최근 백화점들이 할인 행사를 많이 하는데 소비자 트래픽, 즉 구매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의류 매출은 1년 9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내다가 최근 들어 반등했다. 특히 고가의 명품이나 액세서리가 강하게 오르는 모습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소비재 기업의 실적을 악화시킨 대형마트 매출이 내년에는 회복될 것이라는 게 가장 긍정적인 요인이다.
지난해 4월 정부가 대형마트의 의무 휴무를 강제하면서 이마트와 롯데마트 매출이 부진한 상황. 음식료 기업들, 농심과 오리온, 롯데칠성, 롯데제과가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이 차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줄고 소비자들은 쇼핑 패턴을 휴무일에서 비(非)휴무일로 옮기거나 한꺼번에 많이 구입해 기업 매출이 신장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기저 효과를 통한 회복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가 수혜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단, 내년에 음식료 기업의 단가가 인상될 지 아직 미지수"인 점은 실적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
미래에셋증권은 내년 증시 톱픽(top pick)으로 롯데쇼핑(이하 목표 주가 46만원) 현대백화점(19만원) 신세계(30만원) 롯데하이마트(10만원) 이마트(30만원) CJ오쇼핑(40만원) 현대홈쇼핑(19만원) 오리온(130만원) LG생활건강(63만원) 아모레퍼시픽(90만원)을 선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