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대의 민주주의 왜곡"…민주-안철수 "與, 제 얼굴에 침 뱉기"
새누리당이 13일 야권의 전방위적인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특별검사제' 도입 주장에 맞서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박차를 가하기로 하면서 여야 대치가 나날이 격해지고 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다수결과 의회민주주의가 작동하되, 그 과정에서 여야가 타협과 대화의 공간을 늘리는 국회법 개정안을 준비해 이른 시일 내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원내대표는 "소수 정당이 국회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면 대의 민주주의를 왜곡하게 되고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다수결 원리와 민주주의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덧붙였다.
□ 최경환 "선진화법, 다수결 원리 민주주의 질서 위배" = 그는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야당의 허락 없이 어떤 법안도 통과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한 마디로 소수당의 폭극과 국정 발목잡기를 제도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소수 정당이 국회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한다면 이는 대의 민주주의를 왜곡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다수결의 원칙이라는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원내대표는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생경제 법안 상당수를 민주당은 '부자 대 서민'이라는 진영논리를 앞세워 반대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필수 법안이 대부분 처리되지 못하고 경제와 민생 살리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절박한 심정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국회선진화법 악용을 막기 위해 제도의 수정과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거듭 밝혔다.
하지만 다수당의 횡포와 국회 몸싸움을 막기 위해 지난 18대 국회 말에 개정된 국회선진화법은 새누리당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때문에 자신들이 만든 법을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스스로 개정하려는 것을 두고 여당으로서의 정치력 한계와 이율배반적인 인식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 민주 "국회 무력화 시도, 쿠데타적 발상"…안철수 "누가 법을 도입했나" =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회선진화법을 틈만 나면 헌법소원을 통해 위헌 여부 판단을 하려고 한다. 이는 국회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시도를 노골적 드러내는 것"이라며 "참으로 한심하고 개탄스런 작태"라고 일갈했다.
양승조 최고위원도 의총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의 '날치기DNA'가 이번에는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헌법 소원 심판 청구로 발현됐다. 한 마디로 코미디이자 누워서 제 얼굴에 침 뱉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구나 18대 국회에서 꼭 처리됐으면 한다고 밝힌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총선 공약으로 내세우며 앞장서 도입한 법"이라며 "지금 황우여 대표도 선진국식 의회를 위해 어렵사리 탄생한 법이라고 칭송한 법"이라고 꼬집었다.
양 최고위원은 "선진화법 때문에 지금까지 법안 처리가 지연된 것도 없는데. 위헌 청구해 법을 바꿔보겠다는 저의는 다시 본격적으로 날치기를 하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며 "야당 반대를 천재지변으로 해석해 (예외 조항에) 포함시키겠다는 것은 반민주적인 쿠데타적 발상이며, 높은 지지율에 취한 오만과 독선의 발현"이라고 맹비난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새누리당은 지난 19대 총선을 앞두고 불리한 여론을 의식해 선진화법을 주도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황우여 대표가) 선진 국회 운영을 하겠다고 포부까지 밝혀 놓고 선진화법이 위헌이라니, 헌법 위에 군림하는 새누리당의 단편"이라며 황우여 대표를 향해 "말 바꾸지 말라. 부끄럽지 않은가. 독재로 가려는 모양인데 황 대표도 나쁜 이름으로 기억될 것이다. 선진화법 통과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경고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이날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이사장 강경식) 초청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누가 그 법을 도입했느냐"며 "여야 합의는 뭐가 되느냐"고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