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2014년 예산안 시정연설'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간절함 배어있는 시정연설"이라고 호평한 반면, 야당은 "정답이 없는 연설", "알맹이 없는 동어반복", "지독한 불통시대" 등 혹평을 쏟아냈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18일 박 대통령의 첫 국회 시정연설에 대해 "예산안 대한 진정성이 있는 설명과 소통을 강조한 간절함이 배어있는 시정연설이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시정연설 직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오늘 박 대통령의 연설이 그동안 야당이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주장들에 대한 충분히 답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제 국회가 화답할 차례다. 이제는 정쟁을 접고 초당적 협력을 해야 할 때"라며 "국정발목잡기, 반대를 위한 반대는 이제는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야는 하루 빨리 국회정상화를 위해 적극 협조하고 진심으로 국민을 위한 국민의 국회로서 본연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며 "새누리당도 이를 위해 야당과의 대화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야당은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한 박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이 없는 것에 대해 맹비난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시정연설 직후 "미지근한 물로는 밥을 지을 수 없다"며 "말씀은 많았지만 정답은 없었다"고 혹평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 역시 "엄중한 시국에 대한 안일한 시각을 그대로 보여줘 실망스럽다"며 "취임 후 국가기관의 잇따른 불법행위와 정국혼란을 초래한 당사자임에도 최소한의 유감표명도 없이 국정운영의 난맥을 모든 책임을 정치권에 전가했다. '유채이탈화답'을 구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책임정치, 통합정치가 실종됐다"며 "야당의 협조를 구하려면 진정성 있는 자기고백이 있어야 하는데, 대규모 빚더미 예산편성과 복지공약 파기를 했음에도 자화자찬식 업적 나열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야당이 제기한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관련 주장에 대해 여야 합의점을강조한 것에 대해 "이 말이 형식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진정성 있는 발언이길 바란다"며 "(하지만) 그동안 박 대통령의 행태를 보면 오늘 한 말의 진정성을 의심받기 충분하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이 부분에 대해 의사를 보다 명확하게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햇다.
그러면서 "이 말이 국회에 모든 정쟁과 문제를 떠넘기고 책임을 모면코자하는 표현이라면 더 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은 "30여 분간 요란한 빈 수레를 지켜보고, 알맹이 없는 동어반복만 들어야 했다"며 "딱 하나 새로운 것은 정기국회마다 시정연설을 하겠다는 것인데 오늘 시정연설을 들어보니 결국 매번 끌고 오실 뻔한 빈 수레에 기대감조차 사라진다"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국정원 개혁에 대한 단 한 번도 단호한 입장도 표명한 적이 없다. 그런 대통령의 인식을 오늘 다시 확인시켜 놓고서는 알아서 여야 합의를 만들라는 앞뒤가 맞지 않은 얄팍한 언급에 어떤 여당의원이 진정성을 가지고 이 문제에 임할 것인가"라며 "대선불법 사건에 대한 특검 수용 등 여야간 합의를 이끌어내려면 그 문제의 당사자인 대통령의 의지로 여당을 설득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단식농성 13일째인 통합진보당 의원단 역시 기자회견을 통해 "한마디로 지독한 불통시대를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오병윤 원내대표는 "참으로 참담하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오 원내대표 "지난 9개월간 줄기차게 온 국민이 제기한 의혹에 대한 답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동문서답도 이런 동문서답이 없다"고 지적했다.
오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내년 지방선거를 비롯해 어떤 선거에서도 정치개입 의혹을 받는 일 없도록 하겠다'는 말과 관련해 "진정성이 있다면 지난 선거 대서개입에 엄정하고 단호하게 짚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보당은 모든 것을 걸고 의혹을 철저히 밝힐 것이며 정당해산시도에 맞서 민주주의를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