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진, 전 사이버사령부 간부 녹취록 공개…정 총리 "수사 중"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이틀째인 20일 외교·통일·안보 분야에서는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조직적인 댓글작업 등 대선개입 폭로가 이어지며 여야의 격한 공방이 벌어졌다.
특히 민주당은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작업과 관련해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일체에 대한 '특검' 수사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반면 정부는 '수사 중인 문제'임을 내세워 방어에 나섰으며 새누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을 거듭 주장했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 헌법 제5조에 명시된 '국군의 정치적 중립 준수'를 강조, "사이버사령부는 심리전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유리하게 선거 개입을 한 것으로 지난 국감에서 밝혀졌다"고 불법적 대선개입 의혹을 꼬집었다.
진 의원은 "군의 대선 개입은 청와대의 내락과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다. 군 통수권자가 대통령이기 때문"이라며 "청와대의 계획과 지원 속에서 (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이) 확대됐다. 청와대는 이를 보고 받았다"고 지적하며 정홍원 총리에게 "수사 대상에 이명박 전 대통령 포함을 검토해야 하지 않느냐"고 촉구했다. 이에 정 총리는 "그건 수사기관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진 의원은 특히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작업을 주도한 인물로 지목되는 이명박 정부 김태효 전 대외전략비서관과 2012년 당시 사이버사령부에서 근무한 연재욱 현 청와대 국방비서관에 대해 수사할 것을 촉구하자 정 총리는 "수사를 안 하는 게 아니다. 사이버내의 일이라 추적하는 게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저도 수사가 답답해서 물어보니 사이버내 문제를 추적을 하기 위해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 의원이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해서는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고 하자 정 총리는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고 철저한 수사를 몇 차례 강조했다. 믿어주시고 기다려 달라"고 반복했다.
김광진 의원은 전현직 사이버사령부 간부의 증언을 토대로 사이버사령부가 매일 오전 7시 A4용지 2~3장 분량의 일일 동향보고를 했고 국방부장관과 청와대에 보고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530단 단장→사이버사령관→국방부 장관→청와대' 보고 라인을 폭로하며 청와대에서 3개월에 한 번씩 회의를 하고 사이버사령관도 수시로 청와대에 불려갔다고 진술했다.
이에 정 총리는 "본연의 임무를 벗어나 정치적 행위를 했는지 수사 중에 있다. 결과를 지켜봐주기 바란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65만 장병 중 70명 있는 사이버사령부 내에서 50개의 아이디가 나왔다. 그런데도 이게 조직적이지 않다면 총리가 법조인으로 살아온 삶을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반면, 새누리당 황진하 의원은 민주당을 향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주장을 거듭 제기했다. 황 의원은 "대화록에 보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북측 서해군사경계선과 남측 북방한계선 사이를 공동어로구역으로 평화지대를 만들자고 했고 그 조건으로 NLL 주둔 해군을 철수하자고 했다"며 "이 제안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위원장과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NLL은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게 포기가 아니고 뭐냐"고 지적했다.
이에 정 총리는 "NLL과 관련해서는 현재 재판중이고 전체 맥락을 보고 판단을 해야 된다.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고 답했다.
유기준 의원도 "야당이 의혹을 제기한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의 글을 분석한 결과 정부⋅여당을 비난하는 글도 다수 발견되었고, 조직적 대선 개입이라면 대선일자가 임박할수록 게재수가 증가해야하는데 오히려 줄어든 것을 보면 조직적이라기보다는 개인 의견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