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관련 2차 소송에서 2억9000만 달러를 추가로 배상하라는 배심원들의 평결이 내려져 1차 소송과 마찬가지로 동네 재판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 배심원은 삼성전자와 애플 특허소송 배상액 재산정 소송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에 배상해야할 금액을 2억9000만 달러로 확정했다.
이번 재판은 지난해 8월 배심원이 평결한 배상액 10억5000만 달러 중 판사가 확정한 6억4000만 달러(6800억원)를 차감한 4억1000만 달러의 계산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소송이다. 애플은 3억7천978만 달러(4천66억원)를 청구했지만 삼성전자는 5270만 달러(556억원)를 주장했다.
결국 배심원들은 애플의 요구액에 비해서는 소폭 줄어들었지만 삼성전자가 주장한 금액의 5.5배를 배상하라는 평결을 다시 내림으로써 미국인에 의한 미국인을 위한 미국인의 평결, 즉 동네 평결잔치를 벌였다.
특히 이번 배심원들의 평결은 미국 특허청(USPTO)에 의해 지난 20일 최종적으로 무효 결정이 내려진 핀치투줌(손가락으로 화면을 위아래로 움직이거나 화면을 확대하는 기술) 특허까지 위반한 것으로 결정, 지난해 8월에 이어 또 다시 애플을 위한 배상액 부풀리기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8월 10억5000만 달러 평결을 내린 배심원들 중에는 스티브잡스의 전기를 읽고 애플의 기기를 사용하는 열혈 지지자가 포함되고 삼성전자와 협력관계에 있는 회사와의 소송으로 파산을 당한 사람이 배심장으로 평결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애플 측 변호사들은 삼성전자의 배상액을 낮게 책정할 경우 미국 경제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배심원들의 애국심을 자극해 인종적 차별이라는 삼성전자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애플에 지급해야 할 배상액은 총 9억3000만 달러(약 1조원)로 지난해 10억5000만 달러에서 불과 11.4% 감소하는데 그쳤으며 삼성전자는 심하게 형평성을 상실한 평결결과에 대해 즉시 항소할 뜻을 밝혔다.
평결 직후 삼성전자측은 "미국 특허청에서 무효 결정한 특허를 주요 근거로 이뤄진 이번 평결에 유감을 표시하며 앞으로 이의 신청, 항소를 통해 대응할 예정"이라며 반발했다.
한 국제변호사는 “연이은 동네 안방에서 동네사람들에 의해 결정되는 평결을 보면서 미국인들이 힘이 약한 국가의 외국 회사에게 가하는 이지매(집단따돌림)를 보는 느낌”이라면서 “특히 양사에 대한 오바마의 차별적인 수입금지 태도가 이러한 평결을 유도한 인상”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