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부담률 수치를 몰랐던 정홍원 국무총리가 야당 의원에게 수난을 겪으며 국회 본회의장에서 웃음을 사는 촌극이 빚어졌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근혜 정부 임기 내에 재정파탄이 일어날 것"이라고 확언했고 정 총리는 "재정파탄이 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정 총리는 "2017년 적자폭을 대폭 줄이는 쪽으로 재정운용을 할 것"이라며 "세출을 줄이고 세입 확충할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세입확대보다 세출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은 "조세수입을 늘리고 재정지출을 줄여서 적자 폭을 줄이겠다고 하는데 2017년 조세부담률은 몇 프로냐"라고 물었다.
정 총리는 당황한 듯 서류를 찾다가 "20% 정도"라고 답했고 이 의원은 "20.1%"라고 정정한 뒤 "총리 말이 맞지 않다. 조세부담률이 낮은데 어떻게 세입을 확대하냐"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8월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을 발표하며 2017년 조세부담률을 21%로 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다시 20.1%로 정정한 바 있다.
정 총리는 이 의원의 지적에 "지하경제 양성화를 하면 조세부담률이 오른다"라고 맞섰고 이 의원은 "지하경제 양성화와 비과세·감면 축소 등을 다 포함한 것이 조세부담률이다"라고 정정했다.
당황하기 시작한 정 총리는 "구체적인 수치는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답하면 안 되냐"라고 말했고 본회의장은 순식간에 웃음으로 가득찼다.
이 의원은 "정 총리에게 전문적인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도 전문성이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라고 지적하자 정 총리는 "말하는 취지가 증세하라는 것 아니냐"라고 맞받아쳤다.
이 의원은 "증세를 하라는 것이 아니고 정책 일관성이 있어야 한단 얘기다. 조세수입은 늘리겠다고 하고 조세부담률은 낮으면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라고 지적한 뒤 "잠시 들어가 쉬어라. 생각 좀 하는 것이 낫겠다"고 말하면서 상황은 일단락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