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등 야당은 25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박창신 원로신부를 향해 새누리당은 물론 정홍원 총리,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비판하는 것에 대해 "국론분열은 국정원과 정치검찰", "보수지지층 결집 의도", "공포정치"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박 신부는 국가기관 대선개입과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 촉구, 연평도 포격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국민들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분열을 야기하는 이런 일들은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 발언을 했다. 또한 정 총리도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박 신부에 대해 "대한민국을 파괴하고 적에 동조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 발언을 언급하며 "참 좋은 말씀 하셨다. 야당도 그 말씀처럼 하고자 한다"며 "오늘 국민들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분열을 야기하는 이런 일들 범주에 국가기관의 불법적인 대선개입이라는 국기문란 사건이 해당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해당되겠는가 라고 질문 드리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선개입과 국기문란 사건으로 국내외 혼란과 분열을 야기하는 행동을 해온 국정원과 정치검찰이야말로 국가의 신뢰를 저하시키는 핵심세력 중의 하나"라며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에 대해서 눈감고 일부사제 비판에만 눈을 부릅뜨는 그런 일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오후 브리핑에서 "여당과 국방부, 총리와 대통령까지 나서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국기문란 사건에 대해 특검을 도입하라는 국민적 요구에 맞서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겨냥했다.
박 대변인은 "청와대의 이런 태도로는 보수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이 약속했던 국민 대통합과 100% 국민행복 시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박 대통령의 공약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참여정부 때인 2003년 인권위에서 이라크전 파병 반대 의견을 제시했을 때 당시 정치권에서는 '국론 분열행위'에 국가기관이 나선다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정작 파병을 결정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인권위는 바로 이런 일을 하라고 만들어진 것'이라며 인권위의 독립성을 인정했고 비판 의견을 수용했다"고 상기시켰다.
박 대변인은 "청와대는 만 개의 귀를 열고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기관이고 대통령은 5천만 국민의 온갖 이야기를 묵묵히 받아내야 하는 자리"라며 "그래서 청와대는 참여정부의 청와대 같아야 하고, 대통령의 자세는 노무현 대통령 같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 국민적 비판에 쌍심지 돋우는 대통령의 내일이 두렵고, 온갖 비판에도 넉넉했던 어제의 대통령이 그립다"고 꼬집으며 "국가 권력기관의 국기문란 사건에는 침묵하고 자신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에는 격렬하게 반응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국민 불안과 불신의 근원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거듭 비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은 박 신부를 향해 집중적으로 비난을 쏟아낸 정부여당을 향해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는 입장에 서지 않는 자들은 모두 자신의 조국을 의심받고 축출당해야 한다고 온 국민을 겁박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현 정부 내내 자신과 조금만 다른 인식을 가진 이들을 ‘종북’딱지를 붙여 궁지로 몰아넣는 공포정치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문제의 원인 제공자이면서 해결 책임자인 대통령이 꿈쩍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사제들이 결단하고 나선 것에 대한 배경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마땅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