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1억2000만원을 받아 한 달에 50만원의 이자를 납부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1월 이후 3개월 동안 이자가 연체되면서 한꺼번에 150만원을 상환하려고 했다가 지연배상금 260만원을 내라는 통보를 받았다.
지연배상금이란, 연체이자를 포함한 손해배상금 성격의 수수료. 금융기관이 채무자의 신용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할 경우 만기 전에 대출을 회수할 수 있는 기한이익상실에 의해 부과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대출 소비자의 권익을 강화하기 위해 '여신거래약관'을 개정, 기한이익상실을 현행 1개월에서 2개월로 연장한다고 25일 밝혔다. 시행은 내년 4월1일부터 된다.
이병래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은 "대출 고객이 기한이익상실에 대한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면서 충분히 대응할 여유가 없다"고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소비자원도 현행 여신거래약관상 기한이익상실이 도래하는 시기가 외국에 비해서 빠르다는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현행 차주가 이자를 약정일에 지급하지 않으면 통상 한 달 후 기한의 이익이 상실된다. 만일 이 기간을 2개월로 연장하면 그에 따라 부과되는 지연배상금도 크게 줄 것으로 금융위는 보고 있다.
A씨의 경우 기한이익상실이 한 달 더 연장되면 약 130만원의 지연배상금을 경감받을 수 있다는 게 금융위 측 설명.
은행들은 또 기한이익상실 시 이 사실을 7일(평일 기준) 전에 차주에게 알려야 한다. 현행 은행들은 기한이익상실 3일 전에 통지하면 된다.
아울러 은행들은 차주의 신용이나 담보 가치가 하락했을 때 추가 담보를 요구하려면 이를 사전에 통지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