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국제회의에서 논의된 '바젤3 자본 규제'가 한국에도 도입된다.
은행들이 안전한 현금성 자산을 더 쌓고 위험 대출을 낮춰 시스템 리스크(system risk)를 줄일 수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저소득층의 대출이 자연스럽게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기도 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바젤3 자본 규제를 다음 달 1일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한다고 25일 밝혔다.
그동안 은행이 위험가중자산과 관련해 보유해야 하는 자본의 가장 낮은 수준을 더 높이는 것이다.
현행 은행들은 총자본이 위험가중자산의 8% 이상이면 안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앞으로는 위험가중자산 대비 보통주자본이 3.5% 이상, 내년부터는 4% 이상, 2015년부는 4.5%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보통주자본은 은행의 손실을 가장 먼저 보전할 수 있는, 즉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과 같이 손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자본이다.
위험가중자산 대비 기본자본은 4.5% 이상, 내년 5.5% 이상, 2015년 6% 이상을 맞춰야 한다.
만일 이를 맞추지 못할 경우 정부가 적기시정조치를 내려 영업정지를 시킬 수 있다.
새로운 적기시정조치 요건은 오는 2015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경영개선권고 요건은 기존의 총자본비율 8% 미만에서 총자본, 기본자본, 보통주자본이 각각 8%, 6%, 4.5%로 낮아진다.
그동안 은행들은 총자본비율 8%만 맞추면 경영개선권고를 피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총자본뿐 아니라 기본자본, 보통주자본의 적정 비율을 모두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경영개선요구는 각각 6%, 4.5%, 3.5%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가장 강력한 적기시정조치, 즉 영업정지에 해당하는 경영개선명령 요건은 2%, 1.5%, 1.2%이다.
이병래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은 "은행이 현금 유출 가능성이 낮은 급여 통장, 거액 예금 유치에 주력할 가능성이 있어, 중소기업과 서민 대출이 위축되지 않도록 지속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