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후 남는 시간 길어지며 자산운용 '적색경고등'
업계·학계 "정부, 고령화 대비 실용대책 제시해야"
한국은 현재 고령화 속도가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국가 중 하나이다. 인구 중 11%가 65세 이상이며, 오는 2018년에는 14%를 넘어 고령사회가 된다.
은퇴 이후 남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금융회사의 자산 운용 능력이나 수익성에도 적색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5일 '저성장·고령화가 금융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금융계의 대표들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권선주 기업은행 부행장은 "저성장 국면이 저금리를 가져오고 결국 은행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을 감소시킨다"며 "순이자마진 계속 줄어들고 있어 수익성 확보가 어렵고 은행들의 고민이 상당히 깊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권 부행장은 기업은행이 신(新)성장 산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 사례를 소개했다.
권 부행장은 "문화 콘텐츠 금융부를 만들어 올해 4800억원 대출과 295억원 투자를 했는데 짧은 기간 안에 1.7%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박진호 교보생명 전무는 "소비자 입장에서 과거 연금을 받은 액수나 받아야한다고 생각했던 액수와 비교할 때 앞으로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점점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자산 운용을 할 곳이 마땅치 않고 혁신적으로 투자하려고 하면 금융 위기 후 강화된 규제로 인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만희 미래에셋증권 대표는 "중소형 증권사 10곳 정도가 매물로 나올 정도로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산 운용이 심각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수수료 수익이 줄면서 증권업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지만, 기회도 있다고 생각한다. 금리가 낮아져 투자 상품을 찾는 수요가 많아졌고 부동산 시장은 상투를 쳤다"며 "브라질 국채를 월 지급식으로 바꿨더니 똑같은 금리인데 1조원이 판매됐다"고 소개했다.
학계에서는 정부 정책이 현실의 문제를 조명하기 보다는 향후 실용적인 대책을 찾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준 서울대학교 교수는 "정부 정책이 업계가 움직여나갈 방향을 펼쳐야 한다"며 "단편적 흐름이 아니라 서클을 이루고, 서로 피드백 노력을 꾸준히 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스마트한 금융 소비자를 만들어가야 한다. 경제를 이끄는 방법은 규제가 아니라 당사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똑똑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라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승연 명지대학교 교수는 "최근 몇 년 전에는 자금 수요가 과다해 문제가 발생했는데, 새로운 금융 환경은 자금 공급이 많아져 문제가 발생했다"며 "아직 금융회사의 노하우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대표적으로 증권사들은 과거의 영화를 잊지 못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