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경제활성화 위한 제1법안" VS 야 "재벌 특혜·국내기업 역차별"
닷새에 걸친 대정부 질문이 끝나면서 정기국회는 본격적인 입법·예산안 처리에 나선다. 정부여당은 박근혜 정부 첫 임기해인 올해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을 최우선 처리할 것을 강조하지만 야당에서는 '반 민생'이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어 '입법 전쟁'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박근혜정부 '경제활성화' 방침을 뒷받침하기 위한 외국인투자촉진법, 관광진흥법 개정안,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법안 등 총 46개 법안을 중점 처리 법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이들 법안 중 외국인투자촉진법,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지난 1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처리를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들 법안을 '재벌 특혜'라고 판단, 정기국회 통과를 최대한 저지하기로 했다.
정부여당이 제1 통과 법안으로 내세우는 외국인투자촉진법(이하 외촉법)은 새누리당 여상규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으로 외국회사와의 공동출자 등 투자활성화를 위해 손자회사가 외국회사와 공동출자로 증손회사 설립 경우 최소지분율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법안은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심의 중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지주회사와 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로 제한하는 현행 외촉법을 '50% 이상'으로 완화하게 되어 재계 역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시정연설에서 외촉법이 통과될 경우 2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한 공장이 착공되어 1만4000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놨다.
□ 민주 "朴대통령 일자리 왜곡…민간기업 역차별, 공정거래법 개정안 논의해야" = 이에 대해 민주당은 관련단체와 학계에서 정규직 일자리가 50명 정도에 그친다고 지적하고 있다. "1만 명당 한 명씩 정규산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은 외국인투자촉진법이 특정기업에 대한 외국인투자에 대한 특례를 허용하는 문제로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 논란을 부를 수 있다며 공정거래법 개정안 논의를 강조하고 있다.
산자위 소속 민주당 간사인 오영식 의원은 26일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외촉법은 기본적으로 지주회사 소유구조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주회사 소유구조 왜곡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도 외촉법이 통과되면 국내 기업의 지원을 위해 지주회사 문제가 담긴 공정거래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며 "그만큼 국내 민간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는 법안이다. 때문에 산자위는 차라리 이럴 바엔 정무위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논의하도록 하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도 "직계회사도 아니고 손자회사까지 지분율을 완화하는 것은 결국 특정 재벌에 대한 특혜로밖에 볼 수 없다"며 "또한 일자리 효과도 건설일용직 일자리까지 합해도 1000명 정도다. 4대강 사업 때처럼 건설 일용직 자리를 부풀린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 與 "프로자일렌 사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해야" =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억지'라고 항변하고 있다.
산자위 새누리당 간사인 여상규 의원 측은 "민주당은 고용창출 효과를 너무 협의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이게 2조 3천억원이 드는 공사고 3~4년 계속되는데 그 건설노동자 일자리 역시 고용 창출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정 대기업 특혜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외촉법 통과로 진행되는 프로 자일렌(PX)사업은 대기업밖에 할 수 없는 사업"이라며 "이는 중소기업이 할 만한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특혜랄 수 없다. 석유화학 사업으로 중국에서도 육성하고 있는데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법안을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논의에 대해서는 "이 법은 18대 국회에서 논의가 됐던 법"이라며 "관련 사업에 해외투자를 받은 기업은 이 법 통과를 믿고 추진하고 있는데 통과가 안 되면 당장 사업이 중단될 판이다. 이는 국가적 손실 아닌가. 민주당이 이를 알면서도 산자위에서 통과시키지 않을 명분이 없으니 정무위로 떠넘기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이 사안은 (쟁점법안으로 된지 오래돼) 상임위 차원이 아닌 여야 원내대표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