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간 과세권 중복으로 인해 이중과세 여지가 있는 국제조세법상 '이중거주자'의 지위와 관련, 우리나라에 강한 연고가 있는 납세자에 대해서는 가급적 국내법에 의해 과감하게 과세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역외탈세의 현안 및 대책' 세미나에서 정상환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국제조세법상 거주자 지위와 관련된 쟁점에 대해 설명하며 이와 같이 주장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정 연구위원은 "국제조세조약의 목적은 국가적 이중과세를 없앰으로써 재화와 서비스의 교류, 자본과 사람의 이동을 증진하는 것이며 조세회피 및 탈세를 방지하는 것도 조약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국제조세 조정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최근에는 각국과의 조세조약 체결 시 혜택제한조항을 삽입하는 등 나름대로 대처하고 있으나, 조세협약을 남용하려는 시도가 점점 복잡해지고 은밀해지는 상황에 충분히 대처하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 연구위원은 "거주자의 개념을 가능한 유연하게 해석해 적용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하나의 대처방안이 될 수 있다"며 "탈세의 정황을 포착한 국가의 과세권한을 폭넓게 인정하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연고가 있는 나라에게 탈세혐의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은 점과 양 당사자국 간에 거주자 지위를 두고 분쟁이 생길 위험성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면 거주자 인정을 굳이 좁게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정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이어 정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 강한 연고가 있는 납세자에 대해서는 가급적 국내법에 의한 인정을 폭넓게 하고, 이중과세 문제가 발생하면 Tie-Breaking조항에 의해 거주지국을 결정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OECD 모델 조약도 항구적 주거와 일상적 주거가 동시에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거주자성을 굳이 제한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