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외부 감사인이 상장법인에 대해 일정기간 이상 감사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하는 '감사인 의무교체 제도'가 부활을 꿈꾸고 있다.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은 6년마다 감사인을 교체하도록 하는 내용의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2일 대표발의했다.
앞서 이종걸 민주당 의원도 상장법인이 같은 감사인에게 연속하는 9개 사업연도를 초과해 감사업무를 수행할 수 없도록 한 외감법 개정안을 지난달 발의하며 한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두 의원은 의무교체 제도 도입으로 회계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송광호 의원은 "최근 삼일회계법인이 부실감사로 140억원 손해배상 판결을 받는 등 회계투명성이 극도로 나빠진 상황"이라며 "감사인 의무교체제도를 부활시켜 기업과 외부감사 간 유착관계를 근절해 회계투명성을 높이고 투자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100대 기업 중 10년 넘게 같은 회계법인에게 외부감사를 받은 기업은 21개에 달한다.
아울러 4대 대형회계법인(삼일,안진,삼정,한영)의 시장 점유율이 2008년 52.5%에서 지난해 58.1%로 늘어나는 등 시장독점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에 의무교체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발맞춰 이종걸 의원은 "의무교체제도를 부활시킴으로써 주권상장법인과 감사인 간의 유착관계를 방지해 공정한 회계감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감사인 의무교체 제도는 지난 2003년 최초로 도입됐었지만, 중간 수정을 거친 뒤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채 2009년 폐지된 바 있다.
애초에는 교체주기를 3년으로 설정했지만 2005년부터 6년으로 기간이 늘어났고, 막상 감사인 교체시점인 2009년이 도래하자 관련 법안이 사라진 역사를 가지고 있다.
송광호 의원실 관계자는 "당시 기업과 감사인에게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제대로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폐지됐다"면서 "기간을 9년으로 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수 있다. 폐지될 당시의 기준이었던 6년으로 설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