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대책의 후속조치를 내놓으며 전세대출을 찾는 금융소비자들에게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집주인 담보대출 방식의 대출상품인 '목돈 안드는 전세Ⅰ(목돈Ⅰ)'을 수정·보완한 '목돈 안드는 전세Ⅱ(목돈Ⅱ)'가 도입되며, 기존에 시행돼오던 '공유형 모기지'가 확대 실시된다.
은행권에서는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고문직에서 물러날 것이란 뜻을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사모펀드에 관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워 주간의 이슈로 떠올랐다.
■ 관심 모으는 '목돈Ⅱ'…전작 실패 만회할까? = 정부는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4·1, 8·28 부동산 대책 후속조치'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 주무부처는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 양도방식인 '목돈 안드는 전세Ⅱ'를 전세금 반환보증 제도와 연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할 방침.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이란 타인의 부동산 또는 동산을 월세 조건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급하는 임차보증금에 대해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대한주택보증과 은행 간 협약을 통해 전세금 반환보증을 은행에 위탁 판매하고, 은행은 이와 연계해 목돈Ⅱ의 전세대출을 취급하는 방식이다.
반면 목돈Ⅰ에 대한 정책 지원은 연말까지 유지되고, 내년부터는 국민주택 수탁은행이 자율적으로 상품을 운영하면서 사실상 정부의 손에서 떠나게 될 전망이다.
아울러 국민주택기금이 주택구입 대출자의 집값 상승과 하락에 따른 수익이나 손실을 함께 책임지는 공유형 모기지(주택담보대출)가 오는 9일부터 2조원 범위 안에서 약 1만5000가구를 대상으로 확대 실시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유형 모기지 확대 시행으로 무주택 서민들이 저렴한 장기 고정금리 대출을 활용할 수 있어 내 집 마련 기회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전세 수요 감소로 전셋값 안정에도 기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 고문직 물러나는 김승유 회장…하나금융 떠나나? =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고문직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지난 3일 금융권은 김승유 전 회장이 최근 하나금융에 "고문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소식으로 들썩였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부터 고문직을 맡아왔으며, 그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에 부담을 느낀 김 전 회장이 하나금융과 거리를 두려 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김 전 회장 재직 시절 하나은행이 수천 점의 미술품을 사들인데다, 퇴직 시 받은 위로금 35억원의 일부가 하나고등학교로 흘러들어 갔다는 의혹에 대해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이 하나그룹에 대한 고강도 조사를 펼치면서 김 전 회장이 자신과 하나금융에 대한 선긋기에 나선 것 같다"면서 "정말로 하나금융과 연을 끊으려면 하나고 이사장 등 모든 직을 내려놔야 하는데 정작 고문직 외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한편 하나금융은 김승유 전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본사 16층에 위치한 고문 사무실을 폐쇄하고 김 전 회장의 집기를 하나고등학교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하나금융 측은 금감원의 조사 도중 고문직을 그만두는 것은 다른 오해를 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고문직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내년 3월 재계약하지 않는 방식으로 김 전 회장의 뜻을 받아들일 예정이다.
■ 사모펀드 활성화 나선 금융당국 =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에 나섰다.
사모펀드란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주식·채권 등에 운용하는 펀드를 의미한다.
지난 4일 금융위원회는 사모펀드의 설립·운용·판매 등에 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한 '사모펀드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서태종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사모펀드에 대한 과도하고 복잡한 규제로 인해 선진국에 비해 자본시장에서 사모펀드가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미흡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헤지펀드 비중은 0.09%로 미국(8.83%)이나 영국(11.8%) 등 선진국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실정.
이에 금융위는 사모집합투자업을 인가 없이 등록만으로 사모펀드 운용이 가능토록 개선할 방침이다. 아울러 사모펀드 판매 시 고객이 적격투자자인지 여부를 조사하는 의무만을 부과하고, 일부 투자 권유 광고 및 운용상품 직접 판매가 허용될 전망이다.
이 같은 방안은 올해 안으로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 수렴을 거친 후, 관련법규 개정을 통해 추진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