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조직 조기응집…2단계 도약 가시화
메리츠금융그룹이 2014년도를 앞두고 그룹 사장단을 조기에 물갈이하는 강수를 둬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 6일 김용범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을 금융지주 대표이사로 내정하고, 메리츠화재 사장에 남재호 전 삼성화재 부사장, 메리츠캐피탈에 현 메리츠종금증권 권태길 부사장을 각각 내정했다.
이들 사장단 내정자들은 내년 3월경 각 회사의 정기주주총회 절차에 따라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메리츠금융이 이처럼 조기에 사장단을 새롭게 물갈이한 이유는 내부 조직을 추스려 내년도 그룹의 2단계 도약을 준비하기 위한 노림수로 보인다.
메리츠금융은 올해 최악의 업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이익을 내며 존재감을 보여 왔다.
올 상반기 국내 증권사 당기순이익이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진 가운데에서도 메리츠종금증권은 472억원의 영업이익과 361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
국내 증권사 가운데 종급업무 라이선스를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어 기업대출, 리스, 부실채권(NPL) 등 기업금융 부문에서 차별화된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영향이 컸다.
하지만 송진규 메리츠화재 사장이 돌연 사퇴를 하며 사장단에 변화 요인이 생겼고, 조정호 전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금융지주 당기순이익(960억원)의 14%가 넘는 136억원을 연봉과 배당금으로 챙겼다는 논란이 증폭되며 결국 회장직에서 물러난 부분은 조직쇄신의 기폭제가 됐다.
또 LIG손보가 매물로 시장에 나온 상황에서 잠재적인 인수대상자로 손꼽히는 메리츠금융이 내부조직의 힘을 조기에 응집시킬 필요성도 있었을 것으로 금융권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김용범 사장은 이번에 금융지주 대표이사에 내정되며 메리츠종금증권과 함께 그룹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김 사장은 서울대 경영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삼성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 겸 운용기획실장(상무), 삼성증권 채권사업부장, 삼성증권 캐피탈 마켓 본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메리츠금융지주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다.
특히 그는 비교적 짧은 기간 놀라운 경영실적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점포를 32개에서 20개로 줄이면서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나서 지점 리테일 분야의 의존도를 대폭 줄이고, 채권, 파생, 외환 등 트레이딩 분야에서 꾸준한 수익을 올려 덩치가 큰 대형 증권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361억원이라는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또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연환산한 ROE를 13.5%에 달하는 수준으로 끌어 올리며 업계의 시샘을 받기도 했다.세전이익도 481억원을 시현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업계 3위권에 올라섰다.
송진규 사장을 대신할 남재호 메리츠화재 사장 내정자는 보험업계에서는 이미 최고의 전문가로 통하는 인물이다.
남 내정자는 1983년 삼성화재의 전신인 안국화재해상보험에 입사하면서 보험업계에 입문해 삼성화재 동대구지점장, 영업관리팀장, 마케팅팀장, 마케팅팀장 상무보, 영남사업부장(상무)를 거쳐 2007년부터 상품업무실장(전무), 개인영업총괄(전무), 상품마케팅실장을 거쳤고 ,2011년부터 2012년말까지 보상서비스총괄 부사장을 역임했다.
권태길 메리츠캐피탈 사장 내정자는 1995년 뱅커스트러스트 서울지점을 시작으로 뱅커스트러스트 홍콩/싱가포르 법인과 도이치뱅크 런던법인 이사를 거쳐, 골드만삭스 홍콩법인 한국총괄을 엮임했고, 2010년 10월 부터 메리츠종금증권 종합금융사업부문을 총괄해온 채권, PEF(사모펀드), 법인영업 전문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