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국정원 개혁특위 일정 '보이콧' VS 야 "무책임한 집권여당"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국민의 경고를 새겨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민주당 양승조 최고위원과 대선 불복 선언을 한 장하나 의원의 발언이 정국을 다시 경색시키고 있다.
새누리당은 10일 '양승조-장하나' 의원에 대한 의원직 제명안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출키로 한데 이어 4자회담 성과물 중 하나인 국가정보원 개혁특위 회의 일정을 전면 보이콧했다. 이에 민주당은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의 대통령 모욕을 지적하며 국회 일정 보이콧을 비판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 양승조 최고위원과 장하나 의원을 향해 "정치적 금도를 넘어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와 예의도 저버린 비수이고 화살"이라며 "개인의 삶 속에 가장 큰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주지는 못할망정 비극적 가족사를 거론하며 아버지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저주 발언이 과연 상식적이고 정상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있을 수 없는 망언. 이에 대한 진솔한 사과와 함께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게 최소한의 도리"라며 "그럼에도 민주당은 정도와 상식을 벗어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사과와 조치는커녕 후안무치, 적반하장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는 정권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유린하며 지난 대선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수많은 국민을 모욕하는 중대한 문제로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이게 바로 만날 민주당이 이야기하는 민주주의 파괴행위"라며 "이에 대해 양승조 최고위원과 장하나 의원의 제명 결의안을 오늘 제출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개인적인 서면 사과와 원내부대표 사퇴 정도의 미미한 꼬리 자르기식 조치만으로 결코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한다"며 "이번 행동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을 수많은 국민이 분노의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국정원 개혁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재원 의원은 이날 "오늘 오전 10시 국정원 개혁 특위 전체회의가 무기 연기됐다"며 "따라서 국정원 업무보고는 이뤄지지 않는다. 여건이 성숙되면 정상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핑계로 새누리당이 국정원 개혁특위를 거부하고 간사협의를 중단하는 것은 해도 해도 너무한 억지가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이라며 "누가 봐도 상식적 조치가 아니다. 그런 일로 의사일정을 거부하는 집권여당이라면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 새누리당이 한 짓을 아직도 민주당과 국민들은 기억한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향한 인신모독과 저주에 가까운 발언, 선거무효 소송까지 하고 재검표와 탄핵까지 추진했던 것이 바로 새누리당 아니었나"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청와대가 뒤돌아봐야 한다. 대통령에 대한 위해선동을 조작한다고 확대 해석해서 과잉 대응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더욱 위험한 행태가 아닌지 진지하게 돌아봐야 한다"며 "새누리당이 야당 시절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모독과 저주, 그리고 여러 정치 공세를 했을 때도 민주당은 의사일정 거부와 과잉 대응은 안 했다"고 지적했다.
전 원내대표는 거듭 새누리당을 향해 "국회일정 연계는 말이 안 된다. 민생보다 소중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새누리당에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촉구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기회는 날마다 오는 게 아니라고 하면서 새해 예산안과 법안이 연내 처리하게 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바로 그것이 집권당의 책임과 의무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