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과의 '세제상 불균형' 시정에 초점
지방세 분야 세제지원도 일부 보완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특히 제조업과의 차별적인 지원제도를 보완해 서비스산업의 발전 계기를 마련하는 한편으로 이를 통해 올해 정부의 최대 정책현안인 '일자리 창출'을 꾀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 의 정책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 이면에 깔려 있다.
정부는 19일 오전 9시 과천정부종합청사에서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하에 경제장관간담회를 개최하고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제·금융지원 및 인프라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세제지원체계를 추진키로 했다.
정부가 내놓은 방책은 세금감면 혜택이 주어지는 중소기업 등의 범위에 서비스업종을 대거 포함시키고 지방세 분야에서도 각종 세제상의 혜택을 부여키로 한 것이 핵심. 여기에 더해 각종 금융지원도 따라붙여 지원 효과를 배가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시장 전반에 걸쳐 나타나던 제조업과의 세제상 지원 '불균형' 해소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 서비스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세제상 서비스'
정부가 내놓은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세제지원의 두 가지 틀은 '국세분야' 와 '지방세분야' 로 양분되고 있다.
전체적인 세제지원의 면면 볼 때는 딱히 '새롭다' 라는 인상을 주는 것은 아니다. 이는 서비스업종을 위한 새로운 세제지원책을 마련해 놓은 것이 아니기 때문. 기존에 제조업에 지원되고 있는 세제상 지원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지원 대상으로 서비스업을 추가하는 형태로 지원을 확대했다.
국세분야를 살펴보면 창업 후 첫 소득이 발생한 후부터 4년동안 법인세 또는 소득세를 50% 감면해 주는 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 대상에 영화산업, 광고업, 국제회의업, 호텔업, 노인복지업, 보육시설업 등을 대거 추가했다. 대상 기업은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벗어나 있는 창업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다.
개인이 법인전환을 한 경우, 폐업 후 동종사업을 영위할 경우, 종전사업에 사용되던 자산 인수 및 매입 후 동종업종을 영위할 경우는 세제지원 대상에서 빠진다. 정부는 올해 정기국회에서 관련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생산성향상시설투자시 세액공제, 과세표준의 10%인 최저한세 우대적용 등 세제지원이 이뤄지는 중소기업 범위에 광고업과 보육시설업을 추가했다. 현재는 제조업, 광업 등 28개 업종에 대해서 이 같은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원대상 기업의 기준선을 그었다.
광고업의 경우 상시근로자수 100인 미만 또는 매출액 100억원 이하 중소기업, 보육시설업은 상시근로자수 30인 미만 또는 매출액 20억 이하 중소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조특법상의 세제지원과 더불어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상의 각종 지원도 함께 받을 수 있게 된다.
제조업체가 종업원들을 위해 기숙사를 만들어주거나 구입할 경우 취득금액의 7%를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해 주는 현행 제도 수혜 대상에 '전' 서비스 업종을 추가한 것도 눈길. 또 서비스업종의 국내외 전문연구기관 또는 대학에 대한 위탁훈력비 및 사내대학 운영비에 대해서도 세액공제 대상 R&D비용으로 인정해 주기로 했다.
서비스업종에 종사하는 외국인기술자에 대한 배려도 빼놓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장조사업, 물류업, 경영상담업, 전문디자인업, 기타 과학기술 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외국인기술자들은 제조업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최초 근로를 제공한 날부터 5년 동안은 근로소득세 부담에서 자유롭게 된다.
그동안 끊임없이 도입 필요성이 제기돼 왔던 '파트너십 과세제도' 도입 방침도 재확인했다. 정보처리 및 컴퓨터운영관련업 등 전문지식서비스 제공이 주된 사업인 인적회사에 대해 올해 안으로 관련법을 정비해 적용해 준다는 것. 정부는 올해 정기국회에 관련 법률안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 지방세 분야에서도 제조업과의 '차별시정' 중점
지방세 분야에서도 새로운 세제지원 체계를 세운 것은 눈에 띄지 않는다. 국세 분야와 마찬가지로 기존에 제조업종에 지원되는 목록들을 서비스업종에도 확대 적용해 준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방세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취득세와 등록세 등을 깍아주거나 면제해 준다는 것이 특징이다. 산업단지 등에 입주하는 서비스업체에 대해서도 제조업과 서비스업종을 가리지 않고 동일한 지방세 감면 혜택을 부여키로 했다.
현재는 산업단지 및 산업기술단지 등에 신·증축하는 공장용 건축물에 대해서만 취득세, 등록세가 면제되고 재산세와 종토세의 절반을 깍아주고 있으나 앞으로는 엔지니어링, 영화제작, 컴퓨터운영업 등과 같은 서비스업용 건축물 신·증축에도 같은 세제상 혜택이 부여된다.
또 굳이 산업단지가 아니더라도 개별 지자체가 지역특화발전특구 조성 등을 통해 특정분야 기업을 유지하기 위해 해당 특구내 업체나 기업 등에 대해 조례로 지방세 감면을 요청할 경우 이를 적극 검토해 허용한다는 방침도 '서비스' 차원에서 달아뒀다.
대도시내에서 공장에 준하는 시설을 갖춘 창고, 화물터미널, 폐수처리시설 등 서비스업종 영업시설을 지방으로 옮겨갈 경우에도 제조업과 동일하게 취득세와 등록세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지자체에서 지역의 유치대상 서비스업종을 구체적으로 선정해 조례로 취등세, 등록세 감면을 요청할 경우에도 이를 적극 허가하기로 했다.
부동산 세제상 나타나는 서비스업종과 제조업간의 불균형 시정도 추진한다. 현재 종토세 세율체계는 공장용지, 농지 등은 분리과세, 영업용 건축물의 부속토지 등은 별도 합산과세, 분리 및 별도 합산 대상이외의 모든 토지에 대해서는 종합합산과세로 구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조업의 공장용지는 0.3%의 세율이 적용돼 분리과세되고 있으나 서비스업 영업용 건축물에 대한 과세기준은 0.3%∼2%의 세율이 적용되는 별도합산과세 대상으로 나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신설 등 부동산세제의 종합적인 개편시 이같은 불균형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예를 들어 산업단지 내에 입주한 서비스업종에 대해서도 공장용지와 마찬가지로 분리과세하고 각종 서비스산업을 위한 산업단지 조성방안을 검토하고 산업단지에 입주 가능한 서비스업종의 범위도 확대키로 했다. 또한 산업단지에 입주하지 않는 경우에도 공장에 준하는 시설을 갖춘 서비스업종의 경우 분리과세를 적용해 주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