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증권사 순이익 1년만에 62.6% 급감
증권사 "내년이 더 두렵다"…선제적 구조조정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증권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서 임원을 줄이고 있다.
올해 구조조정을 피한 증권사들도 내년에는 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우려하며 우울해하는 모습이다.
부실 계열사 기업어음(CP)을 판매했다가 대량 손실을 일으킨 동양증권은 사표를 낸 임원 중 절반 이상을 해임 하기로 결정했다.
경영진 38명이 동양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동양증권은 향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동양증권은 또 매각 절차를 밟고 있어, 조직 쇄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산 기준 업계 1위의 삼성증권도 임원 승진 폭을 줄였다.
이달 초 실시된 임원 인사에서 삼성증권은 전무 1명과 상무 3명의 승진을 단행했다. 지난해에는 총 6명의 임원이 승진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 투자 업계 전반의 분위기가 좋지 않은 만큼 이번 인사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또 다른 삼성증권 관계자는 "증권사 수익성이 나빠지니까 모그룹에서 조직 쇄신을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현대증권은 임원 5명을 해임하면서 승진 인사를 하지 않았다.
그동안 공식적으로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실적 악화에 결국 임원 수를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임원 퇴임에 따른 업무 공백은 기존의 직원들이 맡는 방법으로 해결할 계획이다. 해당 부서의 부장급이 겸직하는 형태가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라고 현대증권 측은 전했다.
이번 구조조정을 피한 증권사들 역시 안심하는 모습은 아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는 겨우 흑자를 내 구조조정을 피했지만 내년에는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2516억원을 기록, 1년 만에 4229억원(62.6%) 급감했다. 전체 증권사 62곳 중 26곳이 적자를 냈다.
전체 종업원 수는 지난해 9월 4만3091명에서 올해 9월 4만1223명으로 1868명(4.3%) 줄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