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등 의료기관에 대한 현행 과세제도가 여러 가지 복잡한 제도로 얽혀 있어 형평성을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조세연구원 손원익 연구위원은 19일 재정포럼 3월 호에 기고한 '의료기관 조세정책의 현황과 정책방향' 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통해 의료기관에 대한 세금은 10개에 이르나 설립근거, 관할 정부부처, 병원 성격, 운영행태 등에 따라 세금이 달리 매겨지고 있으나 각 세법간의 적용차이로 형평성이 저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 연구위원에 따르면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의 경우 의료법인은 의료기기 등의 고정자산 취득금액에 대해 5년 동안 수익사업소득의 50% 범위까지 손금산입이 허용되나 형태별로 사회복지법인, 학교법인, 공공의료법인에 대해서는 전액 손금산입되는 반면 사단, 재단법인 등은 수익사업소득의 50%만이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손금산입이 허용돼 이들에 비해 2배 이상의 세금을 부담하고 있다는 것.
게다가 사단 및 재단법인 등은 학교법인, 사회복지법인 형태의 의료기관에 주어지는 재산세와 종합토지세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산재단이 운영하는 중앙병원과 삼성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삼성의료원은 같은 의료기관이나 재단형태인 중앙병원은 복지법인 형태의 삼성의료원에 비해 상대적인 세제상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것.
손 연구위원은 "의료기관은 공익성이 요구되는 비영리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소관부처, 형태 등에 따라 각종 세제가 다른 기준으로 적용되고 있어 의료기관 별로 형평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며 "외국의 사례와 같이 의료법인 자체의 공익성 및 비영리성 정도에 따라 차등을 두른 것이 형평성을 맞추는 데 바람직할 것" 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의료업은 노동집약적인 특성을 갖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업종과 같이 상시 근로자수 기준을 적용할 경우 중소기업에 적용되는 각종 세제상 혜택을 받는데 불리한 위치에 서게됨은 물로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제도도 의료기관은 다른 업종의 절반수준인 10%의 세액감면만 인정되는 등 불평등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는 것.
손 연구위원은 이에 따라 "의료기관에 대한 과세체계는 법인 정관, 서비스의 내용, 병원 운영 형태 등 공익적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점수를 매겨 세제상의 차등을 두는 방안이 바람직 할 것" 이라며 "앞으로 의료시장 개방에 대비해 의료기관을 ▲출자가 인정되는 영리병원 ▲의료전문법인 영리병원 ▲경제특구 내의 영리병원 ▲주식회사 형태의 영리병원 등으로 구분해 과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고 강조했다.
